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성사된 데는 미국내 대표적인 북한문제 전문가인 박한식 조지아대 석좌교수(70·국제관계학과·사진)의 중재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을 50여 차례 방문할 정도로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박 교수는 2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초 내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카터 전 대통령을 격식을 갖춰 초청하는 것이 좋겠다고 북측에 얘기했다”며 “카터 전 대통령을 초청하기 위해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북한에 내걸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김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의 초청을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단순히 곰즈 씨를 데려오기 위한 차원만은 아니다”며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북-미관계가 아주 험한 상황에서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을 희망했으며 나도 강력하게 방북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카터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가 아주 두텁고 오바마 대통령이 귀를 기울이는 원로정치인”이라며 “2008년 대선에서 카터 전 대통령이 오바마 후보를 지지해 선거 과정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소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방북 추진과정에서 자신이 꼭 가야겠다고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자 6월 말 카터 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카터 전 대통령이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7월 3일부터 8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기간에 북한 측 인사들을 만나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를 협의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박 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이 조지아 주지사를 지낸 때인 1970년대 초반부터 그와 친분을 쌓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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