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북정책 ‘신선한 대안’이 카터 방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6일 03시 00분


이달초 클린턴 대북회의 소집… 한반도라인 아닌 정책실 주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이달 초 국무부 고위급 인사를 중심으로 대북정책 평가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클린턴 장관은 이 회의를 국무부 내 한반도 라인이 아닌 앤마리 슬로터 국무부 정책실장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북한 정책에 좌절감을 느낀 클린턴 장관이 이달 초 슬로터 실장에게 고위급 회의를 소집하도록 지시하고 신선한 대안(fresh options)을 점검해 보도록 했다”고 전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북정책 평가회의 소집에 대한 질문에 “클린턴 장관이 최근 외부전문가를 초청한 가운데 북한정책 관련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날 회의가 한반도 라인이 아닌 정책실이 주도한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국무부 내 북한정책은 커트 캠벨 차관보가 이끄는 동아시아태평양국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 성 김 6자회담 특사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 전문가 라인이 맡고 있으며 로버트 아인혼 대북·이란제재조정관은 제재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북정책 회의는 슬로터 실장이 주도하는 정책실이 맡았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를 통해 클린턴 장관이 기존 한반도 라인의 보고 외에 다른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 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의 외교통상부 직제로 본다면 주무부서인 북미국이나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아닌 외교정책실에서 북한정책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장관이 주재한 북한정책 평가회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시기적으로 이 회의 이후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결정됐다는 점에서 국무부의 대북정책에 미묘한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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