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金의 반격

은행대출 받아 선거 → “돈 없으면 정치도 못하나”
돈 꿔준 사람 중용 → “자격 없었으면 안시켰다”

“어떤 분들은 (저보고) 까도 까도 끝없는 양파 같다고 하지만 까도 까도 나올 게 없다.”

청문회 이틀째인 25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태도가 바뀌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고 야당의원과 설전(舌戰)도 마다하지 않았다.

야당의 대표적 ‘공격수’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06년 지방선거 당시 김 후보자를 위해 3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선거자금으로 빌려준 안상근 당시 선거사무장이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거쳐 최근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에 기용된 것을 놓고 “대가성 인사 아니냐”고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자격 없으면 안 시킨다”고 잘랐다.

그는 선거자금을 은행에서 빌린 것이 은행법 위반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금융권이 가장 투명하기 때문에 가장 깨끗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그 방법을 택했다. 은행법은 제가 위반한 게 아니다. 조건을 다 갖춘 것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가 어디서 돈을 받겠나. 저처럼 돈 없는 사람은 선거 나가지 말라는 거냐. 가난한 사람은 정치하지 말란 말이냐”고 맞받았다.

박 의원이 “안 씨에게 (김 후보자 대신 은행 대출을 받아서 발생한) 이자를 지급했는지 서류를 제출하라”고 하자 “(통장사본을 드려도) 짜깁기라고 하니까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자는 박 의원의 말을 중간 중간 자르며 “제 말씀을 좀 들어보라”며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박 의원이 “썩은 양파껍질 벗기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말한 직후 할당된 시간이 끝나 마이크가 꺼졌지만 김 후보자는 “저도 허점은 많았다. 하지만 항상 공동의 정의를 가슴에 담고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