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26일 중국 방문은 한국 정보당국이 징후를 포착하고 면밀히 주시한 결과 특별열차가 국경을 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정보당국이 며칠 전부터 ‘어떤 징후’를 포착한 뒤 김 위원장의 동태를 면밀히 관찰했으며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자강도 만포를 지나 26일 ‘0시대’ 북-중 국경을 지나 중국 지린(吉林) 성 지안(集安) 쪽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포착한 징후의 내용과 첩보 입수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미 정보당국은 미국의 KH-12 정찰위성, 한국의 인적정보자산(HUMINT·휴민트)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동선을 항상 주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이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는 한때 김 위원장의 방중 움직임이 계획 단계에서 그칠 가능성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같은 해 두 차례 있었던 적이 없는 데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진 시점이어서 정확한 정보 판단에 고심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방중 징후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겹칠 수 있어 이를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런 정보 분석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한국 측에 도움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4·30 한중 정상회담 때도 3일 뒤로 잡힌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을 설명하지 않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오후 서울을 방문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게 방중 배경 등을 파악해 보겠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정보 제공에 중국이 부담을 느낀다는 점에서 방중의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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