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 급한 김정일, 석달만에 또 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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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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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평양에 두고 어제 지린성서 시진핑 부주석 만난 듯… 김정은 동행 가능성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사진)이 26일 중국을 전격 방문해 지린(吉林) 성 지린 시에서 중국 고위급 인사와 공식 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자신의 부친인 김일성 주석의 모교와 항일유적지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0시대에 자신의 특별열차를 이용해 북-중 국경을 넘었으며 오전 7, 8시경 지린 시에 도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압록강 중간지점인 북한 자강도 만포를 지나 지린 성 지안(集安) 쪽으로 넘어갔다”며 “이는 통상 단둥(丹東)을 통해 가던 루트와는 다른 루트”라고 밝혔다.

북한 후계구도와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는 3남 김정은의 동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정부는 김 위원장 방중의 주된 목적이 9월 초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중국으로부터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인받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린 시에서의 첫 일정으로 과거 김일성 주석이 3년간 다녀 김일성기념관이 있는 위원(毓文)중학교를 방문해 20여 분간 머물렀다. 이어 이날 오후 중국 고위급 인사와 공식 행사를 가졌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만난 중국 측 인사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측 고위급 인사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인지 시 부주석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후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지린 시까지 비행기를 타고 왔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고위급 인사와의 일정을 마친 뒤 항일유적지인 베이산(北山)공원을 방문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특별열차가 단둥이 아닌 지린 성 루트를 택한 것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은 베이징(北京)으로 향하지 않고 지린 성 일대에서 방중 일정을 소화한 뒤 지안 또는 투먼(圖們)을 통해 귀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5월 3∼7일 4년 만에 방중해 베이징에서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최고지도자가 된 이래 여섯 번째이며 한 해에 두 차례 방중은 이번이 처음이다.

5월 방중에 이은 3개월여 만의 이번 방중에 대해 정부는 후계체제 공고화와 더불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기간을 이용한 미국 및 국제사회의 관심 끌기 △국제사회의 제재와 최근 수해 등으로 심각해진 경제난 돌파 △중국이 주도하는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 협의 등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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