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오란씨걸’ 김지원 “예쁘다고요? 남자들한테 인기는 별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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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4일 07시 00분


음료 CF 한편으로 스타덤에 오른 신예 김지원. 영화 ‘로맨틱 헤븐’을 통해 연기자로도 활동을 넓힌다.
음료 CF 한편으로 스타덤에 오른 신예 김지원. 영화 ‘로맨틱 헤븐’을 통해 연기자로도 활동을 넓힌다.
■ 올해 연예계 가장 주목받는 기대주 ‘오란씨걸’

길거리 캐스팅…음료수 CF 찍어 유명세
화장품·의류모델 발탁…일약 스타덤에
“화이트데이때 사탕 하나 못 받았죠 ㅎㅎ”

기획사서 3년간 연기·노래 등 트레이닝
‘로맨틱 헤븐’ 촬영…영화 데뷔까지 앞둬


“송·중·기요∼∼!!”

순간, 그녀의 얼굴은 환하게 빛났다. “아직 인터뷰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던져지는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주저없이 되돌려주던 찰나였다.

최근 관심사를 묻자 목소리가 한 옥타브는 올라갔다. 이내 쑥스러운 듯 “(그의) 팬도 아니고, (그가) 이상형도 아닌데…”라며 발그스름한 표정을 짓는다.

“인터넷에서 ‘송중기’를 검색하면 자동 검색어로 ‘윙크’가 뜬다”면서 활짝 웃는 얼굴은 그녀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오란씨 음료 CF 속 매력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김지원(18). 단 한 편의 CF를 통해 온라인에서 ‘오란씨걸’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고, 그 여세를 몰아 화장품과 의류 브랜드 광고모델까지 발탁됐다.

장진 감독의 새 영화 ‘로맨틱 헤븐’으로 연기 데뷔까지 앞두고 있으니 아마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기대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고교 3학년생인 그녀는 2007년 초 집 근처 교회를 다녀오다 말 그대로 ‘길거리 캐스팅’됐다. 우연히 현 소속사의 관계자와 마주쳐 그가 건넨 명함을 받아든 것.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밑져야 본전 삼아” 찾아갔다. 여전히 자신의 선택을 달가워하지 않는 아버지와 “할 수 있으면 해보라”며 내심 그게 가능한 일이겠느냐고 걱정스러워 하던 어머니의 배려(?)를 뒤로 하고 오디션에 응했다.

그 또래가 누구나 그렇듯, “어린 시절 로망 같았던 연예인”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말 그대로 “밑져야 본전”이었고 단순한 호기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나보다.

- 왜 캐스팅됐을까.

“나도 궁금하다. 솔직히 예쁘다는 소리는 좀 들어왔다.(웃음) 하지만 남학생들에겐 인기가 없다. 왜 그럴까. 또래 교회 친구가 그러더라. ‘넌 남자 애들 타입이 아냐.’ 그제야 알았다. 하하!”

- 그래도 학교 가면 주변의 시선이 쏠릴 것 같은데.

“그렇긴 하다.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어! 오란씨다!’ 정도에 그친다. 내가 인기가 많은 줄 알았다. 화이트 데이 때 은근히 ‘누군가 사탕을 주겠지’ 했다. 빼빼로 데이 때도 그랬고. 그런데 아무도 안 주었다. 하하!”

-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맺은 뒤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3년 동안 연기와 노래, 댄스 등 다양한 트레이닝을 했다. 피아노도 배우고.”

- 대학입시도 다가오는데.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고 싶다. 요즘엔 입시, 특히 실기 위주로 공부하고 있다. 내게 필요한 공부, 이를테면 영어나 일어 같은 외국어 공부도 재미있다.”

- 외국어까지 공부하나.

“관심이 많다. 미드를 자주 보는데 자막과 또 다른 뜻을 알게 되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가보다.

“외가가 미국에 있어 중학생 시절 5∼6개월 지내다 왔다.”

- 연극영화과는 왜 가려고 하나.

“활동을 하면서도 제대로 하는 건가 생각할 때가 많다. 배워도 아직 잘 모르겠고. 전문적으로 배우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 그래도 영화도 찍었는데.

“여전히 잘 모른다.”

- 그럼 NG도 잘 내겠네.

“그렇진 않다. 장진 감독님께서 ‘아슬아슬하다’고만 하신다. 아직 불안하다. 선배님들 모습을 보면서 나와 다르다는 게 느껴지더라. 혼자 튀어서 괜히 잘못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 활동을 하는 동안 울어본 적은.

“오디션에 합격해 연기를 배우는데 발성 레슨을 받다 울었다. 장난처럼 했더니 선생님께서 ‘연기가 장난이냐’며 호통을 치셨다. 그 때가 지금까지 처음이자 마지막 눈물이었다.”

- 자기 이름으로 인터넷 검색은 해보나.

“처음엔 ‘오란씨걸’로 나오더라.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이름만 쳐도 검색이 되는데, 와! 너무 신기했다. 인터넷도, TV 속 내 모습도 아직 신기하다.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딸이 연예계에 데뷔하는 순간, 그녀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공인이란 (대중이)그 사람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것이다”고. “그러니 언행에 조심해야 한다”고.

그 말씀을 따라 김지원은 소중한 꿈 하나를 더 꺼내보였다. “최강희 선배가 환경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면 팬들이 따라하는 것처럼 나 역시 대중과 함께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면서 “60대엔 사회복지재단을 만들고 싶다”고.

“좋은 아티스트가 되어 나 스스로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망도 함께 내보인 그녀는 연대(年代)별로 목표를 설정해놓았다. 그녀의 그 꿈과 소망은 그리 멀리 있어 보이지 않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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