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사각지대인 고층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불이 나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가 발생했다.
1일 오전 11시 33분 부산 해운대구 우1동 마린시티 내 쌍둥이 주상복합아파트인 우신골든스위트 4층 재활용품 분리수거장 쪽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불은 10분 만에 중앙계단 환풍로와 두 개 동 건물 사이 외벽을 타고 37층짜리 건물 옥상에 있는 스카이라운지와 37층 펜트하우스, 36층 일부 가구를 태웠다. 건물 외벽도 30%가량 타거나 심하게 그을렸다. 이 불로 심모 씨(36·여) 등 4명이 연기에 질식하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길을 피해 옥상으로 대피한 9명과 건물에 있던 입주민 등 37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큰 불은 2시간 반 만에 꺼졌지만 잔불은 7시간여 만인 오후 6시 50분경에야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4층 분리수거장 등에서 평소 폐지를 태우기도 했다”는 입주민 진술을 확보했다. 목격자 홍모 씨는 “4층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두 개 동 사이 외벽으로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4층 발화지점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건물 관리자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화재현장에서는 고가사다리 등 화재장비가 맥을 못 추면서 초고층건물이 소방 사각지대임을 여실히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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