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체결 이후]민주 “美의원들과 FTA 재협상 촉구 공동성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손대표는 “신중 접근 필요” 당내 노선갈등 번질수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의 일부 야당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미국 민주당 일부 의원과 공조해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촉구키로 했다. 이들은 공동으로 양국 정부에 재협상을 압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정동영 천정배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 32명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FTA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강기갑 전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도 참여했다.

정 최고위원 등은 “전면 재협상을 통해 투자자의 국가 제소(외국인투자가가 손해를 봤을 때 국가를 상대로 분쟁을 할 수 있도록 함), 서비스 분야 네거티브 리스트(수입을 자유화하되 예외적으로 수입을 금지하는 품목만 열거하는 방식) 등 독소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 양국 의원의 공동성명 발표는 미국의 정치 일정(11월 2일 중간선거)을 고려한 1차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미쇼 하원의원(메인 주)이 서명 참가 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이번 주 미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20여 명이 동참할 예정이라고 정 최고위원은 밝혔다. 이들은 미국 측 서명 작업이 끝나는 대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FTA 재협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야당 의원들의 FTA 재협상 주장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섬유, 자동차, 쇠고기 등의 추가 양보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덜컥 재협상을 했다가는 원안만도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지도부 경선 과정에서 내내 한미 FTA 재협상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를 펴왔다. 이에 따라 한미 FTA 재협상 문제가 당장 민주당 내부 노선 투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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