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劉曉波) 박사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자 프랑스와 독일 등 서구 국가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수감 중인 류 박사를 석방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AFP통신은 “노벨위원회가 중국의 면상에 따귀를 올려붙였다(a slap in the face for China)”고까지 평가했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인권을 위한 한 개인의 커다란 희생에 대해 전 세계가 동참한다는 의지의 메시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호주 위원장은 6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이견으로 기자회견마저 생략하기도 했으나 이날은 인권을 주제로 반격을 가했다.
프랑스는 더 나아가 류 박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교장관은 “이번 수상은 전 세계 어떤 곳에서도 인권은 보호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프랑스는 그간 여러 차례 주장했던 석방 요구를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도 “류 박사는 즉각 석방돼야 하며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교장관 역시 “자유와 인권 옹호에 기여한 류 박사의 수상은 용기 있고 훌륭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독일은 5일 원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전격적으로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할 정도로 우의를 나타냈으나 인권 문제에서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12월 27일 류 박사에 대한 판결이 나온 이틀 후 유럽 지도자로는 가장 먼저 유감을 나타냈었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도 류 박사에게 노벨 평화상을 안긴 결정은 보편가치인 인권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은 “류 박사는 탁월한 인권 수호자”라고 평가했으며,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개인의 영광일 뿐 아니라 중국 인권 발전에 역사적 중요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도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198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성명을 통해 “중국의 개혁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중국 정부가 가둔 반체제 인사들을 모두 석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1983년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도 “대단히 만족스러운 결정”이라며 “중국은 세계적으로 존중되는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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