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김정은(사진)에 대한 대대적인 우상화 작업을 벌이면서 상식을 벗어난 황당한 선전으로 일관해 주민에게서 야유와 조롱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적이 전무한 27세 젊은이를 ‘위대한 지도자’로 억지로 포장하다 보니 되레 역효과가 나고 있는 것.
대북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11일 북한 선전당국이 지난해 하반기 노동당 간부와 당원을 상대로 진행한 강연 자료를 공개했다.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에 대한 위대성 자료’라는 제목의 이 선전물은 “청년대장 동지는 3세 때부터 총을 잡고 사격에서 명중을 시켰으며 올해는 자동보총으로 초당 3발씩 사격해 100m 앞의 전등과 병을 줄줄이 맞혔다”고 주장했다. 또 목표판(타깃)에 20발을 쏴 몽땅 10점 원 안에 명중시켰다는 것. 이뿐만 아니라 “10대에 동서고금의 명장(名將)을 다 파악했으며 육해공 전 분야에 정통하고 기술자도 해내지 못한 ‘축포발사 자동 프로그램’을 며칠 만에 완성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정론에는 김정은이 정치 경제 문화 역사 군사 등에 정통했을 뿐 아니라 2년의 유학 기간에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4개국 언어를 완전히 습득한 천재이며 앞으로 이를 포함해 7개 언어를 정복하기 위해 짬짬이 공부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3세 때 어려운 한시(漢詩)를 붓으로 척척 써내려가 주위를 감탄케 했고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도 김정은이 해외유학을 통해 ‘핵을 가진 자와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결심을 굳혔기 때문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농민을 대상으로 한 자료에는 김정은이 2008년 사리원 미곡협동농장을 찾았다가 즉석에서 산성토양을 개량할 수 있는 미생물 비료를 생각해내 연구사들을 깜짝 놀라게 했으며 이 농장에서 이듬해 정보(약 9917m²·3000평)당 15t의 벼를 생산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한다. 지난해 남한의 정보당 쌀 생산량은 5.2t이었다.
이런 강연을 들은 주민들은 “이제는 눈비가 와도 다 쌀이 되니 먹는 문제가 다 풀렸다” “넘쳐날 식량을 어떻게 처리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하늘이 낸 김정은이) 올해는 큰물 피해로 농사가 망하도록 결심했다”는 식으로 비아냥거렸다고 북한 소식통은 전했다.
김정은 우상화는 김일성과 김정일 우상화 때보다 훨씬 더 황당하다. 남한에도 널리 알려진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가랑잎을 타고 강을 건넜다’는 김일성 우상화 내용은 어린이용 전설집에 실린 것이다. 김정일 우상화도 성인을 상대로 할 때는 ‘3세 때 명사수’라는 식의 황당한 선전은 하지 않았다. 한 탈북자는 “선전부분 간부들이 우상화 교육을 받고 자라난 세대로 바뀌면서 오히려 한술 더 뜨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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