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 日록의 전설 安全地帶 인터뷰 “첫 내한공연은 열광!”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14일 16시 01분


코멘트
17일 첫 내한공연을 갖는 일본 전설의 록밴드 안전지대.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콘텐츠)
17일 첫 내한공연을 갖는 일본 전설의 록밴드 안전지대.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콘텐츠)
곡이 너무 좋아서일까? 국내 유명 발라드 가수들 가운데 이 그룹의 과거 히트곡들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이가 여럿 된다. 비교해서 들어봐도 멜로디가 흡사한 곡들이 꽤 많다.

전설의 일본 록밴드 '안전지대'(安全地帶: 안젠치타이). 1973년 결성돼 1982년 일본 대중음악계에 정식 데뷔한 이들은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를 잇달아 발표하며 20년 넘게 일본 가요계를 평정했다.

안전지대는 2003년 밴드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이제는 정녕 일본 록의 전설로 남는가 싶었다. 그런데 안전지대의 다섯 멤버가 올해 다시 뭉쳤다. 전설이 부활한 것이다.

멤버들의 나이는 모두 50대에 들어섰다. 얼굴엔 주름이 깊게 패기 시작했으며 머리도 희끗희끗하다. 그래도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뜨겁다.

이들은 17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일본, 홍콩, 대만 등을 돌며 진행 중인 아시아 투어 콘서트의 일부다.

첫 내한공연을 앞둔 안전지대의 보컬 타마키 코지(52)를 O₂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솔로 가수와 배우로도 활동해 왔으며 일본에선 일거수일투족이 기사화될 정도로 주목받는 톱스타다.

17일 첫 내한공연을 앞둔 안전지대의 아시아 투어 콘서트 중 홍콩 공연 모습. 이번 내한공연은 한국, 일본, 홍콩,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투어 콘서트의 한 공연이다.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콘텐츠)
17일 첫 내한공연을 앞둔 안전지대의 아시아 투어 콘서트 중 홍콩 공연 모습. 이번 내한공연은 한국, 일본, 홍콩,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투어 콘서트의 한 공연이다.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콘텐츠)


-안전지대가 7년 만에 재결성됐습니다. 다섯 명의 안전지대로서 다시 무대에 선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멤버 모두가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실력 있는 서포트 밴드 멤버와 스탭 등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노력해 이번 무대를 준비했어요. 7년을 쉬었다는 느낌은 전혀 없고 새로운 기분으로 음악과 만나고 있습니다."

-재결성과 동시에 아시아 투어 콘서트라는 규모가 큰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사실 제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 3년 동안 음악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에도 노래를 너무 부르고 싶었어요. 또 안전지대 투어 콘서트는 7년 만인데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팬들을 위해 가능한 여러 곳을 찾아가 저희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멤버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이번 투어 공연에 임했습니다."

-아시아 투어 콘서트 일정에 한국 공연을 준비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재결성 이후 여러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연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지에서도 콘서트를 해보자고 결정했습니다. 한국에도 안전지대의 노래를 아시는 분들이 있다고 들어서 기회가 된다면 예전부터 꼭 내한공연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내한공연 이전에 개인적으로 한국에 와 본 적은 있었습니까?

"몇 번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한국은 여행하며 머물기 편한 나라인데다 음식도 맛있어서 가끔 가곤 합니다. 고추장과 김치가 특히 제 입맛에 잘 맞아요."

-한국 대중음악이나 가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지요?

"한국 뮤지션들과 음악적으로 교류하며 만난 적이 있습니다. 함께 아시아 음악을 발전시키자는 얘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17일 첫 내한공연을 갖는 일본 전설의 록밴드 안전지대.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콘텐츠)
17일 첫 내한공연을 갖는 일본 전설의 록밴드 안전지대.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콘텐츠)


-일본을 대표하는 록밴드로 정상에 섰던 안전지대가 2003년 20여 년 간의 활동을 중단하고 멤버들이 각자 솔로 활동에 나서야 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함께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다양한 계획과 아이디어가 생기기 마련인데 그 안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편입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지금 안전지대의 활동이 다시 시작된 것은 7년 동안 활동을 쉬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활동을 중단하면서 마이너스가 된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7년 전까지 활동했던 것과 올해 다시 밴드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달라진 것은 없나요? 음악적으로 바뀐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 레코딩 작업을 할 때부터 느낀 것이 있는데요. 저희 멤버 모두가 데뷔하기 이전 아마추어 시절에 음악을 했던 것처럼 곡에 전념한다는 점에서 달라진 부분은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저도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마음으로 전력을 다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여유가 생길만도 한데 아직도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합니다."

-멤버들이 각자 솔로 활동을 하다가 다시 만나면서 어색하거나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까?

"전혀요. 오히려 쉬는 동안 멤버들 사이에 정이 더 끈끈해졌습니다. 서로 얘기를 나누는 주제는 주로 음악적인 것입니다. 이렇게 사이가 좋은 것에 저희 자신도 놀라워요."

-이번 아시아 투어 공연에서 안전지대의 대표곡 중 하나인 'Friend'(1986년작)를 부를 때 고(故) 박용하에 대한 얘기를 객석의 팬들에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박용하와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용하 씨를 처음 만난 건 5년 전에 제가 코베(神戶)에서 솔로 공연을 할 때였습니다. 당시 용하 씨의 소년 같은 얼굴과 밝게 웃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후에 함께 밥도 먹고 그러면서 친구가 됐죠. 이번 한국 공연에도 용하 씨가 꼭 와주기를 바랬습니다. 그런 일이 생겨서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픕니다. 'Friend'는 용하 씨가 생전에 무척 좋아하던 곡이었어요. 그래서 항상 이 노래를 부르기 전에 용하 씨의 얘기를 한 것입니다.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Friend'를 부를 때마다 공연장에 용하 씨가 와 있다고 느꼈어요. 제가 목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여러 차례 용하 씨한테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용하 씨, 고마워요."

17일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O2와 단독 인터뷰를 한 안전지대의 보컬 타마키 코지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콘텐츠)
17일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O2와 단독 인터뷰를 한 안전지대의 보컬 타마키 코지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콘텐츠)


-최근 일본 공연에서 타마키 씨의 불미스런 일들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타마키 코지가 만취한 상태로 일부 공연 무대에 섰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공연 도중에 객석에 앉은 팬과 말다툼을 벌여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 일들에 대한 본인의 솔직한 얘기를 듣고 싶은데요.

"공연장에 계셨던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제게 있어서 음악과 무대는 도전 그 자체인데 저도 인간이다 보니 그 도전이 때로는 잘 안 풀려서 넘어지거나 실패할 때가 있습니다. 이 도전만큼은 제가 죽기 전까지 멈추지 않으면서 계속 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근 일본 가요계도 음반시장이 아이돌 가수 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록이나 힙합 같은 다른 장르의 음반 판매량이 크게 줄었는데요. 일본 록을 이끌었던 주인공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와 저희 멤버들이 할 일은 좋은 음악을 계속 만들어 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상황들에 대해선 별로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음악팬들에게 일본 록밴드 '안전지대'라는 이름은 아직 낯선 것이 현실입니다. 내한공연 무대에서 안전지대의 음악을 어떻게 전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저희 곡은 사랑을 테마로 한 노래가 대부분입니다. 어느 누구라도 살면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애절한 사랑의 마음과 이별의 슬픔을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듭니다. 억제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표출하는 안전지대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한국 음악팬들이 체험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첫 내한공연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국 사람들은 정열적이죠. 공연장에서 저희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열광해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이번 내한공연이 사상 최고의 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공연장을 열광하도록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할 일입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 오·감·만·족 O₂는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 웹진입니다. 동아닷컴에서 만나는 오·감·만·족 O₂!(news.donga.com/O2)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