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카페]콧대 높던 日아이스하키, 한국 배우기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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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김동욱 기자
김동욱 기자
홋카이도 구시로는 일본 아이스하키의 고향이다. 1946년부터 아이스하키팀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4개 팀 선수 중 구시로 출신이 절반을 넘는다. 팀 실력도 일본 최고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같은 홋카이도의 도마코마이에 그 지위를 빼앗겼다. 구시로 중고교 선수들은 도마코마이로 하키 유학을 가는 처지가 됐다.

현재 구시로의 모습은 한국과 일본의 아이스하키 상황과 흡사하다. 일본 아이스하키의 수준은 언제나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일본을 이긴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은 일본을 아무리 쫓아가도 이길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8년 전 아시아리그 출범 이후 그 차이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아시아리그에서도 지난 시즌 안양 한라가 그동안 독주해왔던 일본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한국 선수들의 생각은 달라졌다. “일본은 이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해요.”

내년 1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겨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다. 예전이라면 ‘무조건 1패’라고 생각하고 다른 경기에 집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일본은 ‘1승’의 제물이다. 그만큼 한국 아이스하키의 수준은 일본을 넘어설 정도로 올라섰다. 한국의 높아진 실력과 함께 일본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일본은 한국 팀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20일 한라와 일본제지 크레인스의 경기가 열린 구시로 단초아레나에서는 경기 중간중간 이벤트가 열렸다. 한라 관계자는 “이벤트 내용들이 다 한국에서 보고 배워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벤트뿐만이 아니다. 한국팀들은 지난해 일본보다 먼저 케이블 스포츠TV와 중계 계약을 했다. 한라는 방송을 할 수 없는 방문 경기 때는 트위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팬들에게 경기 내용을 전한다. 일본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이제 일본팀들은 한국팀들의 홍보 활동과 팀 운영을 배우기에 바쁘다”고 말했다.

―구시로에서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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