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21일 지적한 대로 북한이 공개한 영변 핵 단지의 원심분리기 시설 외에 비밀리에 다른 지역에서 우라늄 농축 설비를 구축했다면 그곳은 영변 핵 단지의 서남쪽 수리봉(해발 301m) 아래인 평북 영변군 서위리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이 원심분리기 설비를 목격한 장소는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50MW 시험용 원자로가 있는 이른바 ‘분강지구(분강노동자지구)’인 것으로 보인다. 묘향산에서 흘러내린 지천(支川)이 아래 청천강으로 흘러가면서 영변 시가지를 싸고도는 지역으로 영변 시가지에서 서남쪽 방향에 있다.
ISIS는 지난해 4월 이 지역에 원심분리기 설치 공장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제의 설비가 어디선가 이전해 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이미 2008년 초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공장을 건설해 가동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 지하시설의 위치로 서위리를 지목했다.
남북이 공동으로 펴낸 조선향토대백과사전에는 약산동과 서산리 인근을 포함하는 ‘분강지구’라는 지명은 나와 있지 않지만 수리산 밑의 서위리는 정식 행정구역으로 표시돼 있다. 수리봉 아래에 있어 북한이 비밀 지하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기 쉬운 지형인 데다 분강지구와 가까워 북한이 이곳에서 원심분리기 설비를 만든 뒤 현재의 자리에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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