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협상 결과를 놓고 한국과 미국 내에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두 나라의 득실을 따지기보다는 이 협정을 통해 얼마나 경제를 성장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이 주장했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손성원 석좌교수는 5일 “한국 측이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얘기가 있으나 FTA 협상이라는 것은 당사자들이 손해 본다고 느끼기 마련이며 또 양보 없이는 합의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손 교수는 “현재 세계 경제가 좋지 않고 중국의 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수출을 계속 늘리는 것이 긴요하며 이를 위해 아주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FTA”라며 “이번 협상을 통해 얼마나 줬는가를 따지기보다 얼마나 수출을 늘리고 성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헤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위원은 “2007년 체결된 협정과 이번에 추가협상을 통해 타결지은 내용 가운데 크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며 “3년간 지연시키면서 양측이 얻은 것이 이 정도인가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지만 정치권과 업계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필요했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연구원은 “이번 협상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미 의회에서 한미 FTA 이행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미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NBC의 일요대담 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해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출을 줄이고 정부 부채를 감축하면서 무역협정 이행에 착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한미 FTA 추가협상이 진통 끝에 타결됐으나 미국 입장에서는 2007년 타결된 협정 원안보다 크게 나아진 게 없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드디어 한미 무역협상 타결’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미 FTA 비준이 지연됨으로써 미국 경제가 손실은 본 것은 물론이고 경제 분야에서 미국의 글로벌 신뢰도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에 한미 FTA를 지지하고 2009년에 의회 비준을 압박했더라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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