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미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핵무기 감축 협정이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2010년 1월 구글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두 움직임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 정부가 미국 다국적기업을 향해 총공격 신호나팔을 분 결과다. 미국은 이미 전면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앞으로 중국 부동산시장과 금시장은 중국 투자자들의 워털루전투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앞으로 12∼15년간 번영기를 맞을 것이다. 중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러한 상황을 독립적 사고력이 부족한 민족이 맞은 비극적 결말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겠다.” -최윤식(미래학자) 추천》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에 대적할 만한 경제 주체로 떠올랐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7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중국은 곧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이런 전망이 중국인들의 자기도취적인 현실인식일 뿐이라고 일갈한다. 올 6월 중국에서 발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책의 원제는 ‘납치된 중국 경제’. 저자는 “미국이 만들어 놓은 시나리오에 조종당하고 있는 한 중국은 글로벌 경제에서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중국은 땅과 물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식량 공급에 필요한 농경지는 공장을 짓는 데 쓰이고 수자원은 공장을 유지하는 데 투입된다. 중국 농업에서 인공종자가 본격 도입되면서 천연종자를 사용했을 때보다 10배 이상 물이 많이 소비된다. 반면 자국 농업을 철저히 보호하는 미국은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 세계에 미국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중국의 미국에 대한 식량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돼지고기를 많이 소비하는 중국은 돼지고기 사료인 대두를 미국에서 절반 이상 수입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대두 수출 가격을 올리면 간단하게 중국에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대두 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미국 의류시장에서 멕시코산 의류의 점유율은 2003년 10%를 차지했으나 2005년 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에 중국산 의류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5%에서 63%로 급상승했다. 중국이 미국 의류시장을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멕시코보다 임금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임금이 더 낮은 국가가 언제든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석유화학, 섬유, 철강, 기계 등의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시장의 많은 부분을 확보했지만 이는 모두 저임금 전략에 힘입은 것이다. 저자는 “중국 경제는 여전히 산을 낀 곳에서는 산을 이용해서 먹고살고, 강을 낀 곳에서는 강을 이용해서 먹고사는 인해전술을 펴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경제의 양적 성장에서도 불구하고 미국이 시장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읽고 주도하는 월스트리트의 두뇌들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제학 교수나 금융계 종사자가 아니라 주식을 사고팔아 큰돈을 번 주식 부자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투자포인트만 알려주지 않는다. 장기적 안목에서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의 상호 연관성을 분석하고 달러, 석유, 금, 원자재 상품의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들 경제대국이 구사하는 시장전략과 정책 방향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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