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차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 출마 가능성을 언급해 귀추가 주목된다.
정 명예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를 마치고 7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FIFA 회장 선거는 경쟁체제로 치러져야 하는 게 맞다. 내가 벌써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면 제프 블래터 현 FIFA 회장이 너무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식적인 선거 출마 선언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은 발언이다.
FIFA 차기 회장 선거는 오는 6월 FIFA 총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 명예회장이 이번 AFC 총회 FIFA 부회장 선거에서 패해 공식적인 축구계 직함은 없지만 FIFA 회장 선거 출마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총회가 열리기 2달 전에 FIFA 회원국 1개 이상으로부터 추천을 받으면 된다. 추천인은 이러한 사실을 FIFA 사무총장에게 전달한다.
FIFA 사무총장이 총회 한 달 전에 추천을 받은 후보 명단을 공개하는 것으로 차기 FIFA 회장 후보 등록 절차가 마감된다.
정 명예회장의 도전을 가로막을 만한 걸림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AFC내에서도 입지가 흔들린 정 명예회장이 FIFA에 정말로 도전할지는 미지수다. 정 명예회장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몇몇 국제축구계 인사를 만났는데 FIFA 회장 출마 권유를 받았다”고 했다. 여전히 지지 세력이 있음을 공개했다. FIFA 회원국 전체가 참가하는 회장 투표는 그리 녹녹치 않다.
블래터 회장이 이번 AFC 총회에 입김을 불어 넣은 이유도 대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세력을 확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여기에 AFC 내에도 경쟁자가 있다. 모헤메드 빈 함맘 AFC 회장도 FIFA의 대권을 노리고 있다. 그는 2022년 월드컵 유치와 AFC 회장 재선 등으로 국제축구계에 만만치 않은 인맥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했다.
함맘 회장과 정 부회장은 지난해 안 좋았던 감정을 정리하고 손을 잡았다. 그러나 FIFA 회장직을 놓고 맞붙게 된다면 다시 두 사람의 사이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FIFA 회장 선거 후보 등록까지 약 두 달여가 남았다. 정 명예회장이 국제 축구계에서 흔들렸던 자신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