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쓰고 강도위장, 때려 숨지게”
경찰 “범행현장 족적 일치”… “살해이유 없다” 혐의 부인
현직 경찰 간부의 친어머니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 둔산경찰서는 28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대전지방경찰청 이모 강력계장(40·경정)을 존속 살해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대(10기) 출신인 이 계장은 21일 오후 11시 25분경 오토바이 헬멧을 쓴 강도로 가장해 어머니 윤모 씨(68)가 사는 대전 서구 탄방동 H아파트에 들어가 윤 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흉강 내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윤 씨의 집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등산화 족적을 발견했으며 이 족적이 이 계장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사건 발생 시간으로 추정된 21일 오후 11시 20∼49분 한 남자가 윤 씨 집 아파트 계단을 두 차례 오간 장면을 아파트 폐쇄회로(CC) TV를 통해 확보했다. 이 남자는 오토바이 헬멧을 쓴 상태였으며 폐쇄회로 앞을 지날 때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지나갔다. 경찰은 이 남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탐문 수사 끝에 이 남자가 착용한 헬멧이 이 계장이 20일 대전 중구의 한 오토바이 판매점에서 산 것과 동일한 제품임을 확인했다.
이 계장의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도 경찰이 이 계장을 용의자로 지목하는 데 한몫했다. 이 계장은 범행 시간 전후에 “공원을 산책했다”고 말했지만 정작 공원까지 가는 길을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했다.
경찰은 이 계장이 금전 문제로 어머니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 계장이 지난해 금융권에서 4000만 원을 마이너스 대출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주식 투자로 모친 재산에 많은 손실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주식 투자를 위해 4000만 원을 썼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윤 씨는 아파트와 토지, 상가 등 12억5000여만 원어치의 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망 시 1억2000여만 원을 받는 보험(3개)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현재 이 계장을 상대로 범행동기를 집중 추궁해 조사한 뒤 29일경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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