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살랄라의 술탄 까부스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한국 후송이 전격 결정된 것은 석 선장이 여전히 위중하지만 장거리 비행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라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석 선장은 △복부 팔 넓적다리 등에 최소 5, 6발의 총상을 입었고 △‘범발성 혈액 응고 이상증(DIC)’과 패혈증이 우려되는 상황에 △치사율 70%가 넘는 합병증인 괴사성 근막염까지 퍼지고 있지만 한국까지 11시간가량 소요되는 후송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현지에서 석 선장을 진료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과장은 28일 “안정제와 수면제를 투여받으며 수면 상태에서 전문 의료장비를 갖춘 환자 이송 전용기(에어 앰뷸런스)를 타기 때문에 후송 과정에서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 국적의 소형 비행기인 에어 앰뷸런스에는 인공호흡기 등 생명유지장치와 인공투약장치가 비치돼 있으며 태국에서 중간 급유를 한 뒤 서울공항으로 향하게 된다. 에어 앰뷸런스의 임차료는 삼호주얼리호의 선사인 삼호해운 측이 부담했다.
이 과장과 간호사, 환자 이송 전문가인 현지 의사 1명이 전용기에 동승할 계획이다. 이 과장과 함께 파견된 다른 의사는 29일 이들보다 일찍 한국에 도착해 수술을 준비한다. 석 선장의 아내 최진희 씨와 차남 석현수 씨도 별도의 민항기로 29일 귀국한다.
삼호주얼리호 1차 구출작전 때 부상당한 해군 특수전여단 요원 안병주 소령과 김원인 상사는 28일 오후 귀국해 곧바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붕우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들이 입원했던 무스카트 로열병원 측이 ‘한국으로 옮겨 치료할 수 있는 상태’라고 얘기해 국내로 후송했다”고 말했다. 경미한 부상을 입은 강준 하사는 최영함이 오만에 입항하면 최영함으로 복귀해 임무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한편 오만 인근 해역에서 대기 중인 삼호주얼리호의 무스카트 입항이 계속 지연되면서 선원들이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아덴 만 여명 작전 과정에서 삼호주얼리호의 유리창이 많이 깨진 상태라 밤에는 기온이 떨어진다”며 “선원들의 심신이 피곤한 상태”라고 말했다.
선원들은 선박에 있는 합판을 유리창 삼아 바닷바람을 막고 있으며 기본적인 먹을거리는 있지만 조미료 양념 등이 부족해 인근에서 호위 중인 최영함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삼호해운 조용우 부장이 밝혔다. 삼호해운 측과는 통신이 두절된 상태여서 최영함을 통해 간접적으로 상황을 전달받고 있다고 조 부장은 덧붙였다.
삼호주얼리호는 이날까지 오만 당국으로부터 입항에 필요한 최종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만 해양경찰이 배에 실린 소말리아 해적들의 시신 하역에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호주얼리호는 29일 오후나 30일 오전에 무스카트 내 술탄 까부스 항에 입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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