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신인 우선 지명·1군 진입전 FA 3명
룰5 도입…1군 전력 활용 가능성 열렸지만
기존구단 지원 규모 8명 축소 절반의 성공
올 드래프트서 우선 순위 보장못해 아쉬움
제9구단 우선협상자 엔씨소프트가 아쉬운대로 팀의 뼈대를 이루는데 필요한 기본자원을 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8개 구단 단장들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를 열어 신생구단 선수수급지원책에 관해 6시간 가까운 격론 끝에 크게 6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또 신생구단을 포함한 전 구단을 대상으로 메이저리그식의 룰5 드래프트 제도(2차 드래프트)를 도입하자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지난달 8일 이사회(사장단 회의)에서 KBO가 제시했던 잠정 지원책과 비교하면 ‘후퇴’로 규정할 수 있지만, 당초 구단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형성됐던 반발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합의사항들 가운데는 명확하게 세부실행방안을 확정하지 않은 것들도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신생구단 지원책
실행위원회에서 신생구단 지원책을 놓고선 난상토론이 펼쳐졌다. 일부 쟁점사항들을 놓고는 표결이 불가피했고 다수결로 중지를 모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신생구단에 ▲2년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명 우선지명 및 2라운드 종료 후 5명 특별지명 ▲2년간 외국인선수 4명 등록 및 3명 출장(기존 구단은 3명 등록 및 2명 출장) ▲2013년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선수 3명까지 계약 가능(1년간) ▲상무와 경찰청의 프로 미지명 선수 우선교섭권 2년간 부여 ▲1군 엔트리 2년간 1명 증원 ▲1군 진입 직전 연도 종료 후 기존 구단의 보호선수 20명 외 1명씩 지원 등 6가지를 합의했다.
○2차 드래프트(메이저리그식 룰5 드래프트) 제도 도입
8일 실행위원회는 또 올해부터‘2차 드래프트’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메이저리그식 룰5 드래프트 제도의 한국식 변용이다.
▲2년에 한차례씩 각 구단의 보호선수 50명 제외 후 구단당 3라운드까지 지명하고 ▲지명순서는 신생구단부터 전년도 성적의 역순위로 하며 ▲모든 라운드 종료 후 신생구단은 5명을 추가 지명하게 된다. 보상금은 1라운드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이후 1억원으로 결정했다. 팀 사정에 따라 1군에서 뛸 기회를 변변히 얻지 못했던 선수들에겐 희소식이다.
○절반의 성공,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엔씨소프트에 9구단 우선협상권을 부여하고, 경남 창원을 9구단의 연고지로 확정한 지난달 8일의 이사회에서 KBO는 당초 ▲보호선수 20명 외 1명+보호선수 25명 외 1명 및 1∼4위 팀에 한해 1명 등 기존 구단에서 총 20명 지원 ▲신인 우선지명권 10장 부여 ▲외국인선수 4명 등록 및 3명 출장 등의 신생구단 지원책을 내놓고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비춰보면 8일 실행위원회의 성적으로는 50∼60점 정도 밖에 안된다. 게다가 일부 합의에는 부속조항이 미비해 ‘미완성 교향곡’으로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당초 기존 구단에서 지원할 선수 규모가 20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사실상 1군 전력감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상일 사무총장은 “(현행 야구규약에 규정된 대로) 보호선수 20명 외 1명씩을 지원해주고 난 뒤의 추가 지원에 대해선 오늘도 구단들의 반대가 심했다”며 “(엔씨소프트가 1군에 참여하려면) 아직도 3년이 남아있다.
현실적으로 신생구단의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은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총장은 “엔씨소프트는 2014년 1군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존 구단에서 지원해줄 선수들의 보상금도 이날 확정되지 않았다. 보호선수 20명 외 1명에 대해 지난달 이사회에서 KBO는 10억원을 책정한 바 있다.
또 하나 아쉬운 대목은 신인 우선지명의 세부사항을 결정하지 못한 점이다. 이날 실행위원회 합의대로라면 올해 9월 5일로 예정된 신인 드래프트에서 엔씨소프트는 기존 8개 구단에 앞서 2명을 먼저 지명하고 2라운드 지명 완료 후 다시 5명을 별도 지명할 수 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2명을 우선지명한 뒤 드래프트 1∼2라운드에선 기존 구단들보다 앞선 순위를 차지할지, 아니면 8개 구단 뒤로 갈지 등 드래프트의 순번은 미정으로 남겨놓았다.
KBO는 이날 실행위원회에서 검토된 신생구단 선수수급지원책을 22일로 예정된 이사회에 상정해 승인을 받은 뒤 이달 말 총회(구단주 모임)에서 엔씨소프트의 창단을 공식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