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자전에세이 파문]신씨가 주장한 鄭과의 관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늘 밤에 연락… 일 때문만은 아닌것 같았다”

신정아 씨는 자서전에서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해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제로”라고 비난했다. 정 전 총리가 서울대 총장 시절 자신에게 서울대 교수직과 미술관장직을 제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실소가 나왔다’는 것이다.

신 씨는 책에서 2005년 초여름 ‘갤러리 인’의 양인 사장 소개로 정 총장을 총장실에서 만나게 됐다며 “그 후로도 정 총장은 나에게 수시로 연락을 해서 서울대 미술관 운영에 대해 자문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총장은 서울대 미술관을 그 같은 방향(공립 미술관 역할)으로 운영하려면 나이 많은 관장보다는 젊고 추진력 있는 내가 적격이라고 했다(…) “나를 유일한 대안이라고 하니 나로서는 정말이지 기쁜 일이었다”고 썼다.

하지만 신 씨는 정 전 총리에 대해 “처음부터 나를 단순히 일 때문에 만나는 것 같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총장이 나를 만나자는 때는 늘 밤 10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며 “정 총장은 안주 겸 식사를 시켜 놓고서, 필요한 자문을 하는 동안 처음에는 슬쩍슬쩍 내 어깨를 치거나 팔을 건드렸다”고 적었다. 이어 “결국 고민 끝에 서울대 교수직과 미술관장 제의를 거절했다”며 “정 총장은 감히 서울대 교수직을 거절한다며 나에게 면박을 줬다”고 주장했다.

책에 따르면 정 전 총리는 그 이후에도 신 씨에게 연락을 해왔다. 신 씨는 “다음번에 팔레스호텔에서 만났을 때는 아예 대놓고 내가 좋다고 했다. 앞으로 자주 만나고 싶다고 했고, 심지어 사랑하고 싶은 여자라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적었다. 또 “그날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 정 총장은 차마 표현하기 어려운 돌발 행동을 내 앞에서 보여줬는데, 그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서빙하는 아가씨의 눈치를 보아가며 한 행동이었으니 술에 취해 실수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었다”면서 “정말 참을 수가 없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총리는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울대 총장이 교수나 미술관장을 혼자 임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신 씨를) 총장실에서 보고, 여럿이서 (함께) 본 적은 있다”면서 “더 이상 물어보지 말라. 거짓말이기 때문에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신 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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