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통령선거에 나설 후보들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일까. 동아일보는 26∼28일 코리아리서치(KRC)에 의뢰해 실시한 창간 91주년(4월 1일) 여론조사에서 △국가 비전 제시 △안보위기 관리 △국민 통합과 소통 △남북관계 개선 △경제 살리기 등 5개 분야별로 후보들의 적합도 리더십을 조사했다. 전 분야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크게 앞선 가운데 2위는 분야별로 달랐다.
박 전 대표는 모든 분야별 적합도 조사에서 20∼30%대를 유지했다. 2위와의 지지도 격차도 최소 10.8%포인트에서 최대 22.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서도 자신에 대한 단순 지지도(36.4%)를 넘지는 못했다. 국가 정책이나 현안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분명한 노선이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박 전 대표는 현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일부 이슈를 제외하고는 정치 현안과 거리를 둬 왔다. 박 전 대표가 정부 정책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검증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 논란 등에서 ‘신뢰와 원칙’을 강조하며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인 점은 ‘국가 비전 제시’ 분야(32.3%)에서 높은 지지를 끌어낸 원동력으로 보인다. 실제 대전·충청 지역에서 이 분야에 대한 지지도가 44.2%나 나온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22.5%), ‘안보위기 관리’(23.6%) 등 차기 대선에서 핵심 이슈가 될 안보 분야의 적합도 조사에선 20%대에 머물렀다. “남북관계가 악화될수록 여성인 박 전 대표가 불리할 수 있다”는 일각의 평가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 살리기’ 분야에선 25.4%를 얻었다.
5개 분야 적합도 조사에서 가장 큰 특징은 분야별로 2위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국가 통합과 소통’ 분야에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12.9%)가 2위를 기록했다. 유 대표의 트위터 팔로어는 19만여 명에 이른다. 그는 20대 이하에서 24.4%의 지지를 얻어 박 전 대표(23.2%)를 앞섰다. 하지만 50대 이상의 지지도는 3.6%에 그쳐 세대 간 소통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안보위기 관리’ 분야에선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2위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이 분야에서 단순 지지도(3.9%)의 2배가 넘는 9.4%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20대 이하에서도 이 대표의 지지율은 11.9%로 두 자릿수였다.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20대가 지난해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겪으며 안보 분야에서 이른바 ‘신안보세대’로 보수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최근 “천안함 사건을 매듭짓는 일은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에 달렸다”며 북한 문제에 강경한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 분야에선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가 11.7%의 지지를 받아 2위를 기록했다. 자신의 단순 지지도(3.4%)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정 전 대표 역시 20대 이하(16.6%)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16년 동안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맡아 국제 외교 무대를 누빈 데다 남북관계의 전기를 마련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이라는 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경제 살리기’ 분야에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 전 대표가 나란히 10.7%의 지지를 받아 공동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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