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닮고 싶어 하는 ‘롤 모델’은 그 사람의 미래를 가늠케 한다. 롤 모델이 보여준 가치관과 행동, 결정, 선택 등을 나침반으로 삼기 때문이다. 주요 정치인의 롤 모델은 이들이 지향하는 리더십의 단서다.
‘동아 100인’에 포함된 정치인 대부분은 롤 모델로 국내외 유명 정치 지도자를 꼽았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닮고 싶은 인물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역사의 흐름을 읽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새로운 시대를 연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과거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 김 지사는 두 전직 대통령이 민주주의 정착에 역행한 전력이 있지만 “(국정 운영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두 전직 대통령을 존경하게 된다”고 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중국의 혁명가였던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를 존경한다. 저우 전 총리는 중화인민공화국 혁명과정에서 후배인 마오쩌둥(毛澤東)을 지도자로 세운 뒤 그의 급진적인 정책을 완화시키는 절충자로서의 역할을 했던 지도자. 중도 진보에 발 딛고 타협의 정치를 지향하는 김 의원이 눈여겨볼 만한 행적을 남겼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종대왕과 다산 정약용, 백범 김구 선생 등 3명을 롤 모델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역사의 가시밭길 가운데서 세 어른이 완성해낸 철학과 가르침이야말로 1000만 서울시민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굳건히 계승해 나가야 할 삶의 좌표”라고 말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미국 남북전쟁 후 남부를 끌어안은 링컨 대통령에게서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으로부터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극복한 능력을 배운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고 김수환 추기경을,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석태 변호사를 각각 꼽았다. 나 최고위원은 “추기경님을 닮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정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치, 국민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약자에 대한 헌신성, 사회 여론을 만들어 풀어나가는 능력, 부드럽고 진중한 말과 흐트러짐 없는 원칙을 닮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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