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불복쇼’ 녹화장에서 취두부를 먹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얼떨결에 불려 나간 스튜디오에서.
그것도 출연자들이 가장 꺼린다는 취두부와 소오줌을 동시에 먹는 행복한(?) 불상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처음에는 간접 체험으로 취두부 냄새만 맡으려고 했다. 하지만 어느새 기자의 테이블 앞에는 박 셰프가 한 손 한 손 정성들여 준비한 취두부가 놓여 있었다. 생김새부터 이상했다. 푸르스름한 빛깔에 곰팡이가 핀 것 같은 흰 반점. 과연 먹을 수 있는 음식인지 아닌지 의문마저 들었다.
눈을 딱 감고 한입에 넣는 순간 그 맛은 상상 이상이었다. “취두부가 건강 발효음식이라… 몸에 참 좋은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 어느 건강식품 광고의 카피처럼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맛이었다.
외국인들이 그렇게 몸서리친다는 청국장, 홍어 냄새는 저리 가라였다. 취두부를 베어 물자 ‘아삭’ 소리가 나면서 온 몸에 독(?)이 퍼지는 듯한 전율이 느껴졌다.
취두부의 진정한 맛은 소오줌과 함께 재탄생됐다. 두부를 소금에 절여 장시간 삭힌 취두부는 암모니아 냄새가 강할수록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취두부를 시식하고 나니 소오줌의 냄새는 느낄 수조차 없었다. 입 속에 남은 취두부는 넘겨야겠고, 소오줌을 물처럼 벌컥 들이켰다. 곁에 있던 백보람, 장동민은 휴지로 코를 막기에 바쁘고, 제작진들도 놀라는 눈치였다. 크게 숨을 한번 들이켰다가 뱉으니 주변 사람들이 놀라며 도망가 버렸다.
취두부 첫 경험(?)을 한 후 소화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트림은 보리밥 먹고 뀐 방귀보다 더 지독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시식의 기회를 준 진행자 남희석 씨와 제작진에게 씁쓸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젠 낫토 먹을 일만 남은 걸까.
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사진|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