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시스템의 중요한 결정 요인 세 가지
●이제는 첨단 제조 산업으로 진화한 매니지먼트 사업
2002년 10대 소녀가수 보아의 등장은 본격적인 한국형 스타시스템의 서막을 알렸다. 동아일보 DB
가수 보아(BoA)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스타로 등극한 사례는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진 얘기다. 가수 보아 이후 수많은 청소년들이 기획사의 문들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제 대중문화의 총아인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나 전문 집단의 도움이 필수적이 됐다. 과거에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모셔와 음반을 취입하는 것으로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대중들이 원하는 음악을 기획하여 제작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을 발굴하여 능력을 계발하고 어떤 연예콘텐츠로 대중에게 노출시켜 스타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선별과 제작 그리고 홍보와 마케팅 능력이 중요해졌다.
스타시스템은 생산과 유통의 과정을 순환, 반복하는데 크게 다섯 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획, 오디션 및 캐스팅, 트레이닝, 제작, 홍보 및 마케팅이 그것이다. 다만 기성연예인의 경우 오디션과 캐스팅의 과정이 제외될 뿐이다
■ 1단계:게이트키퍼(gatekeeper)
스타시스템의 5대 요소 위의 그림에서 '오디션/캐스팅', 즉 발굴의 과정과 '트레이닝 및 제작', 즉 준비의 과정은 스타시스템을 주도하는 연예매니지먼트사의 입장에서는 선투자의 가장 중요한 결정단계로 볼 수 있다.
아무리 대중이 원하는 콘텐츠를 기획하더라도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철저한 준비를 통한 스타콘텐츠는 홍보와 마케팅의 과정을 거쳐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으며 연예활동을 통해 수익창출을 이루게 된다.
이같이 스타가 미디어에 데뷔하기 위해 준비과정을 거치는 과정을 총칭해 '게이트키퍼(gatekeeper)'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즉 미디어의 관문을 통제한다는 얘기다.
이런 역할은 연예기획사의 거의 모든 담당자들의 역할이기도 하면서도 SM의 경우는 이수만 대표나 JYP의 박진영 대표가 직접 권한을 행사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유명한 기획자가 무명의 신인을 지목한다는 것은 스타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인 셈이다.
이렇게 결국 게이트키퍼란 스타로 발돋움하는 주요 과정의 주요 의사 결정권자가 이를 통해 형성된 연예인의 이미지는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스타덤을 구축하고 소비하고 유통시키게 된다.
가수가 되기를 꿈꾸는 연예인 지망생들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실용음악학원에서 음악강사로부터 가창력을 키우는 훈련을 받고 있다. 장선희 기자
■ 2단계:옥석 고르기(attract talent)
스타로서의 잠재력을 갖춘 유망주를 발굴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문제다. 일단 치열한 경쟁으로 스타로 성장할 확률이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그에 투자되는 자본, 인력, 시간 등에 대한 리스크는 무척이나 크다.
시험성적으로 스타를 뽑는다면 얼마나 손쉬울까? 그러나 연예시장은 학력이나 기술이 부차적이고 외모나 타고난 끼 그리고 내면의 창의적 성품이 우선되기 때문에 한눈에 예비스타의 미래를 점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회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대중의 요구도 시시각각 달라진다. 유행을 선도해야 하는 연예 매니지먼트사의 처신이 얼마나 어려운지 능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획사 역시도 빠르게 변화하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선별력과 예측능력은 사람의 눈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지속적인 연예매니지먼트 산업의 관찰과 경험에서 얻어질 수 밖에 없다. 특정 매니저 또는 연예매니지먼트사에서 스타를 계속적으로 배출하는 사례가 많아 선별력은 경험에서 온다는 것이 정설이다.
비용을 줄이거나 안정성을 확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일정 팬을 확보한 기존의 스타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가 아는 수많은 스타들이 기획사를 바꿔가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스타란 예측하기 힘든 존재다. 음주운전이나 도박 같은 돌출 행동으로 상품성을 스스로 깎아 먹는 경우가 허다한 일이다. 스타의 권력이 커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스타의 생명력이 짧아지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결국 매니저의 입장에서는 신인을 발굴하여 스타로 등극시키는 것이 투자대비 수익창출 가능성이 보다 매력적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 3단계:끼를 계발하는 전문성(develop talent)
스타시스템 역시 규모의 경제를 이루며 현장 인력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전문성이란 스타의 잠재력을 효율적으로 계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연예인의 능력, 즉 가수는 가창과 안무, 연기자는 연기력 등을 트레이닝 하는 과정과 각 연예인들의 개성에 맞는 이미지의 구축 그리고 연예활동의 내부적, 외부적 환경에 관한 관리를 말한다.
대략 세가지 포인트인데 첫째는 장기적인 예술적 특성을 찾고, 둘째는 연예인이 어떤 것을 고쳐야 할 때라고 깨닫는 상황을 찾는 것. 마지막으로 연예인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이 기획사의 임무가 됐다.
이러한 항목들을 체크, 관리하면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전문적인 트레이닝과 코치, 즉 전문적인 매니지먼트를 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걸림돌이 있다. 바로 전속 계약기간이 그것이다. 신인에 대한 투자(금전, 시간, 인력)는 그 연예인과 함께 일하는 기간, 즉 전속의 기간 내에서만 투자에 대한 보상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기간의 전속계약 체결, 불공정한 수익분배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이 문제는 중요한 대목이기 다음에 시간을 할애하겠다).
선발과 교육의 과정을 거치면 제작과정이 기다린다 스타콘텐츠의 제작도 목표했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하여 어느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이 모든 분야가 전문가로 구성되어 대규모의 자본과 시간이 투자된다.
예컨대 가수활동을 위한 음악제작만 해도 주먹구구로 되지 않는 시대다. 음악프로듀서, 작곡가, 작사가, 레코딩엔지니어,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코디네이터, 마케터, 매니저 등 각 분야별 전문인력이 총동원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작시스템의 전문성이 얼마나 높은가에 따라서 결과와 보상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스타시스템은 일종의 '제조(fabrication)'으로 진화한 셈이다.
스타시스템에 있어서 게이트키퍼는 연예매니저와 에이전트의 업무능력과 자본에 의해 좌우되며 연예인의 실력과 더불어 스타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환경이 된 셈이다.
1편과 2편에서는 다소 어렵다고 할 수 있는 연예 매니지 개론에 대해 살펴본 셈이다. 다음은 이렇게 만들어진 스타콘텐츠가 어떤 협상 과정을 통해 대중에게 노출되고, 스타덤을 형성시키는 지 살펴보겠다.
장규수 | 연예산업연구소 소장 gyus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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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11-04-19 09:27:47
자본(성형, 긴 훈련기간 및 홍보 등을 위한), 인맥(각종 미디어 노출을 위한) 그리고 조금의 노래 실력과 시기젃인 행운. 적어도 현재 한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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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9 09:27:47
자본(성형, 긴 훈련기간 및 홍보 등을 위한), 인맥(각종 미디어 노출을 위한) 그리고 조금의 노래 실력과 시기젃인 행운. 적어도 현재 한국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