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신정아 스캔들’ 파문의 중심에 섰던 변양균 전 대통령 정책실장. 신정아 씨가 최근 자전 에세이집 ‘4001’을 통해 변 전 실장과의 ‘사랑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변 전 실장이 다시 세인의 관심권에 들어왔다.
신씨는 ‘4001’에서 변 전 실장이 쓴 검찰 진술서를 인용해 두 사람의 성관계 상황까지 적나라하게 공개한 만큼 변 전 실장과 가족이 입었을 상처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변 전 실장과 부인 박모 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항간에 떠도는 ‘파경설’은 과연 사실일까.
‘주간동아’는 변 전 실장 부부가 일각의 억측과 달리 ‘신정아 스캔들’ 상처를 딛고 원만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4001’ 출간 이후에도 변한 것이 없다고 한다. 또 변 전 실장이 ‘신정아 스캔들’ 이후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실도 확인했다.
변 전 실장 부부가 다니는 서울 강남 H교회 안수집사이자 ‘신정아 스캔들’ 당시 변 전 실장의 법률대리인이던 김모 변호사는 “부인 처지에서 속이 안 상하겠나. 그렇지만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보듬고 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두 사람 사이는 여전히 아주 좋다”고 말했다.
H교회 주말예배를 담당하는 P목사 역시 “변 전 실장이 지방이나 해외에 다녀서 매주 교회에 나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2년 가까이 부부가 함께 착실히 성경 공부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올 1월 이후 예배에서 직접 부부를 보진 못했지만 두 분 사이는 여전히 탄탄하고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4001’ 출간 직후인 3월 23일 ‘주간동아’ 기자가 경기 과천시 변 전 실장 자택을 방문했을 때 부인은 “그게(신씨 책에 쓰인 내용)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 조용히 잘 살고 있는 사람을 왜 또 찾아와 들쑤시느냐”고 하소연했다.
파경설 소문은 사실 무근
불자였던 변양균 전 대통령 정책실장이 기독교로 개종했다. 2009년 2월 강남 H교회에 첫 예배를 나온 변 전 실장과 부인 박모 씨.
H교회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이들 부부에 대한 첫 소식은 2009년 2월 15일 교회소식란에 올라 있다. ‘환영-우리 H교회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란 문구 아래 변 전 실장과 그의 부인 이름이 나란히 보이고, 옆에는 그들을 교회로 데려온 인도자 이름이 쓰여 있는데 바로 김 변호사다. 교회소식란은 변 전 실장 부부가 이때 처음으로 H교회 교인이 됐음을 알린 것이다. 변 전 실장이 2009년 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지 한 달 후쯤의 일이다.
H교회 홈페이지 교회소식란에 변 전 실장 부부의 이름은 두 번 더 등장한다. 2009년 4월에는 부부가 전북 군산까지 내려가 세례 전 학습을 받았으며, 2010년 10월에는 부부가 함께 이 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이 교회 관계자들은 “변 전 실장은 교회에 온 직후 복지관을 돌면서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까지 했다”고 전했다.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그가 기독교로 개종한 이유도 신씨와 관련한 모든 기억을 잊으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신정아 스캔들’ 당시 변 전 실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내용 가운데 법원이 유일하게 유죄로 인정한 것도 개인 사찰인 흥덕사 등에 특별교부세가 배정되도록 직권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부분이었다. 김 변호사는 “어떤 동기로 개종했는지 알고 있지만 전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변 전 실장 부부는 2007년 당시 그러했듯, 다시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외부에 일절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관료들은 엘리트 관료였던 변 전 실장의 날개 없는 추락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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