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당선자에게 듣는다]최문순 강원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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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30일 03시 00분


“나는 ‘이광재+최문순’… 어떤 형식이든 함께 일하겠다”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를 꺾고 28일 취임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29일 도청에서 만난 최 지사는 승리 요인을 묻자 “기존 일방적 힘으로 하던 통치에 대한 도민의 심판”이라고 답변했다. 강원=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를 꺾고 28일 취임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29일 도청에서 만난 최 지사는 승리 요인을 묻자 “기존 일방적 힘으로 하던 통치에 대한 도민의 심판”이라고 답변했다. 강원=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4·27 재·보궐선거 운동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지도만 따진다면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보다 높은 분”이라며 “(엄 후보보다) 조직력도 뒤지고 선거운동 기간도 짧았지만 정부의 힘에 의한 통치, 일방적 통치에 대한 도민의 심판 덕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거 운동 초반 최 지사는 엄 후보에 비해 20%가량 여론조사에서 뒤졌다. 그는 이날 강원도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도정 운영에 대해 “앞으로 강원도 대신 강원일도(江原一道)란 말을 쓰겠다”며 “강원도 발전을 위해서는 영동 영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하나가 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선거 막판에 혼탁선거의 중심에 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고소 고발 사건은 어떻게 풀 것인지….

“(고소 고발은) 선거캠프가 아닌 당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유야 어찌됐든 그런 문제로 도민에게 실망을 준 것이 사실이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양측이 이를 철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경쟁자였던 엄기영 황학수 후보와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 강원도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이광재 전 지사와의 관계에 관심이 많은데….

“주위에서 (내가) 이광재 지사의 대체 인물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이광재+최문순이다. 강원도 조례를 검토해 봐야겠지만 자문위원이든 자문위원장이든 어떤 형식으로든 이 전 지사를 모시고 같이 일하겠다. 도민의 인정을 받은 분이고 알펜시아리조트 중국 투자 유치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분이다.”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에 성공했다. 민주노동당과의 상생 방안은….

“연대 정치는 정치가 오래된 나라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것이다. 민노당의 복지 정책을 받아들였다. 특히 교육 및 장애인, 여성 등 복지 분야에서 공조 체제를 강화할 것이다.”

―막판 대역전승을 거뒀다. 승리 요인은….

“인지도에서 뒤진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이런 약점을 TV토론을 통해 따라잡았다. 또 막판에 터진 강릉 불법 콜센터 사건도 도움이 됐다. 더 큰 측면에서 본다면 정부의 힘에 의한 통치, 일방적 통치에 대해 도민의 심판이라고 생각한다.”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는….

“투표율 독려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번지점프를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막상 위에 올라가서 너무 후회했다. 기자들만 현장에 안 왔으면 포기했을 것이다.(웃음) 그리고 수상스키도 했는데 물을 너무 많이 먹어 고생했다.”

―2018 겨울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평창 유치 전략은….

“겨울올림픽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치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직접적인 유치 활동에 있어 도지사의 역할은 부분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 달에 스위스 로잔에서 후보 도시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이 있다. 이때 참가해 막바지 유치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 다양한 외교 경로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다.”

―삼척원전 유치를 반대했다. 대안은….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도지사의 최우선 과제다. 또 (원전은) 경제적 효과도 없다고 확신했다. 원전이 오면 청정 강원 이미지도 타격이다. 또 원전이 들어와도 주민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 일부에서 ‘건설 인부들이 밥이라도 먹지 않겠냐’고 하지만 안타까운 생각이다. 원전은 지역과 강원도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고 결론을 내려야 할 사안이다. 삼척은 수출 중간기지로 적합하다. 중개수수료 등을 받는다면 원전보다 높은 가치가 있다.”

―(북한과) 접경지역 경기가 매우 좋지 않다.

“남북 긴장 관계가 되면서 어려워졌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풀어야 한다.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내용은 기대에 못 미친다. 남북협력기금을 쓸 수 없도록 돼 있다. 2018 겨울올림픽이 유치되면 접경지의 각종 규제를 풀도록 노력하겠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은 비무장지대(DMZ)에 관심이 많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DMZ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

―춘천 원주 강릉에 대한 발전 구상은….

“춘천은 드라마 배경지로 이미 유명한 곳이다. 춘천을 아트밸리로 만들고 싶다. 원주는 박경리 선생의 토지문화관이 있는 만큼 문학도시, 전통예술도시로 키울 생각이다. 강릉은 축구 열기가 큰 만큼 축구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오는 축구도시로 구상했다. 물론 이 구상은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공약 중 동해안 접경지역 평화공단 조성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다소 허황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전에) 치밀하게 검토했다. 해외 투자은행에 자문했고 그 결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철광석 등 북한의 광물자원은 대부분 중국으로 간다. 강원도에 제철소를 짓고 북한의 철광석을 가져온다면 강원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춘천 △춘천고, 강원대 영문학과 △MBC 사회부 기자, 노조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MBC 사장 △18대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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