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년 만에 평민 신분으로 영국 왕실 일원이 된 캐서린 왕세손비는 29일 세계의 귀빈이 총출동한 결혼식 내내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신세대 신데렐라의 면모를 과시했다.
오전 10시 50분, 한 남자의 아내이자 예비 왕비 후보가 되기 전 마지막 날 밤을 보낸 런던 버킹엄궁 근처의 고링호텔을 나서는 신부의 모습이 포착됐다. 화려한 꽃무늬가 수놓아진 흰색 망사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나타나자 주변을 지키고 있던 시민과 관광객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부친 마이클 씨와 롤스로이스 자동차에 올라탄 신부는 웃음을 잃지 않으며 식장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도착할 때까지 거리의 시민을 향해 끊임없이 손을 흔들었다. 결혼 전야를 왕궁이 아닌 호텔에서 보내고, 결혼식장까지 마차가 아닌 자동차를 이용한 것은 캐서린이 처음이다. 처음부터 왕실의 격식과 틀에 너무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결혼식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입구에 도착해 식장에 들어설 무렵 환호하는 시민과 관광객의 소리가 커지자 그녀는 갑자기 뒤를 돌아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을 연출했다.
결혼식 후반 리처드 샤트레스 주교가 신랑 신부를 향해 강론을 하는 도중 옆에 앉은 윌리엄을 쳐다보고 웃으며 간단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결혼식이 끝나고 마차를 타기 위해 신랑 신부가 함께 행진을 할 때도 시종일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윌리엄 왕세손은 많은 초청객 앞에서 5분이 넘게 걸리는 웨딩마치가 다소 어색한 듯 자주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신부는 단 한 번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꼿꼿이 걸었고 좌우의 초청객들을 차례로 돌아보며 웃는 자태를 자랑했다.
캐서린의 이날 모습은 찰스 왕세자와의 결혼 당시 20세에 불과했던 다이애나비가 결혼식 내내 수줍어하며 다소 어색한 웃음을 지었던 것과 비교된다고 영국 언론은 보도했다. 캐서린은 또 이날 결혼서약에서도 “남편에게 복종하겠다(obey)”는 왕실의 전통적 결혼서약을 거부하고 “사랑하고 위로하며 존중하고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이 된 그녀의 우아하면서도 당찬 모습에 모두가 푹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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