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9·11 이후 어떻게 지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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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이자 9·11테러의 배후 인물인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 수도 인근 도시 아보타바드에서 사살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간 그의 행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9·11테러 후 빈 라덴은 미국 당국의 추적을 피해 소수 측근 보안요원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의 험준한 산악지대를 끊임없이 옮겨 다니며 은신해 온 것으로 알려졌을 뿐 정확한 행적은 계속 안갯 속이었다.

빈 라덴의 소재지가 마지막으로 파악됐던 것은 2001년 9·11 테러 사건 발생 3개월 후였던 그해 연말이었다.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산악지대인 토라 보라 동굴에 은신해 있다는 정보를 확신하고 미군은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지만 빈 라덴은 도망쳤고, 그 후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이 때문에 그가 토라 보라 전투 당시 미국의 공습으로 이미 숨졌다거나 심각한 신장 질환으로 죽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또 파키스탄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 보안당국 요원들이 빈 라덴을 숨겨주고 있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빈 라덴은 10년간 은신처를 옮겨다니면서 아프간 탈레반의 보호를 받으며 남아시아의 무장단체와도 연대를 구축하고 파키스탄 탈레반의 유혈 반란도 후원해 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는 은신 기간 종종 영상 및 음성 메시지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추가 테러를 경고하기도 했다.

2001년 10월 미국의 아프간 침공 직후에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TV에 보낸 비디오 성명에서 전 세계 무슬림이 힘을 합쳐 미국의 공격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그해 12월 토라 보라에서 미국의 공습으로 궁지에 몰린 이후에도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 건재함을 과시했다.

2002년 11월에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독일, 호주 등이 미국을 지원하고 있다며 추가 테러를 경고했고, 이후에는 무슬림이 미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지도자에 맞서 봉기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유럽에 무슬림을 공격하지 말라며 '휴전'을 제의하고 미국이 무슬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중단한다면 또 다른 9.11테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에도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된 육성 성명을 통해 9·11 테러 주동자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에 대한 사형이 집행될 경우 미국인들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했다.

10년 간의 추적 끝에 결국 빈 라덴이 발견된 곳은 아프간 국경의 험준한 산악지대가 아니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도시 아보타바드의 경비가 삼엄한 3층 건물이었다.

아보타바드는 파키스탄 육군 연대 3곳이 위치해 있으며 수천 명의 군부대원이 주둔하고 있는 도시다.

이 같은 군사도시에서 그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가 어떻게 당국의 추적을 피해 다녔는지, 또 파키스탄 군대와 정보당국이 그의 소재를 알고 있었으며 그를 보호해줬는지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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