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28일 북한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사진)과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이 미국 국무부를 찾아 방북 결과를 설명하려고 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8일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대북식량지원의 당위성을 설명하려 했지만 국무부 당국자 중 누구도 그를 만나려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카터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국가원수 등 원로들의 모임인 ‘엘더스그룹’ 대변인은 “촉박하게 국무부 방문 계획이 잡혔고, 바쁜 스케줄 때문에 적절한 (당국자들과의) 면담을 잡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의 시큰둥한 반응은 카터 전 대통령 등의 방북 이전부터 가졌던 회의적인 시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내에서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놓지 않은 채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운운하는 북한의 주장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그들이 북한의 대변인 노릇에 불과하다고 보는 부정적인 견해가 강하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카터 전 대통령이 냉대받는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방북을 마치고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촉구하면서 “한국과 미국은 의도적으로 대북 식량지원을 중단했다. 명백한 인권 침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에 앞서 4월 29일 워싱턴의 정보소식지 넬슨리포트는 국무부 내부회의 도중 한 당국자가 클린턴 장관에게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단호하게 “없다(No)”라고 말한 뒤 잠시 뒤 “절대 안 만난다니까(Hell No)”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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