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주한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립 의혹과 관련해 23일 민관공동조사단에 처음으로 부대 내부를 공개했다. 조사단은 이호중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 등 환경부 총리실 국방부 경상북도 칠곡군 등 공무원과 교수 취재진 등 40여 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브리핑과 질의응답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부대 안을 돌아본 시간은 1시간 남짓에 불과해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오후 2시경 캠프 캐럴에 도착한 조사단은 미군 측으로부터 40분가량에 걸쳐 부대 현황과 고엽제 매립 의혹에 대한 미군 측 브리핑을 들었다. 이후 1시간여 동안 부대 내 41구역과 헬기장, D구역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41구역은 부대 안 화학물질저장고가 위치했던 곳으로 알려졌으며, 헬기장은 최초 미군 증언자들이 고엽제를 묻었다고 증언한 곳이다. D구역은 미군이 부대 내 오염된 흙과 화학물질을 묻었다가 다시 파내 처리한 곳이다. 특히 헬기장과 D구역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평지보다 지대가 높았다. 조사단 관계자는 “일부러 뭔가를 묻으려고 만든 곳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후에는 20∼30분가량 부대 관계자와 질의응답을 가졌다.
한편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환경단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의 고엽제 매립은 단순한 환경사고가 아니라 조직적인 환경범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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