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다함께/2부]“2개국어 능통한 글로벌 인재 꿈 키워줘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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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청소년 미래 경쟁력 키우려면 한국어 능력 - 올바른 진로지도 필수

2009년 여성가족부의 다문화가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결혼이민자의 73.5%가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학원비 마련, 예습 복습 등의 학습 지도, 숙제 지도 등의 어려움이었다.

다문화가정의 부모와 자녀들의 어려움은 적지 않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교육 문제. 상급학교로 갈수록 진학률이 저조하고 미취학 자녀를 위한 인적 물적 인프라도 미흡하다.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은 사회경제적 취약성, 언어 문화 교육 방식의 차이로 자녀교육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다른 외모와 말씨 때문에 차별받은 경험은 이들에게 사회적 소외감과 정체성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 청소년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들이 한국 사회의 주역으로 진입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한국 미래의 경쟁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현재 다문화가정 자녀의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 수립을 위해선 무엇이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미래 한국사회 다문화 역량강화를 위한 아동·청소년 중장기 정책방안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한국어 능력 △가정 환경 △학교 환경 △정체성과 가치관 △이중 언어 등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모두 중요하지만 수준 높은 한국어 능력을 배양하고 진로 지도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어는 한국에서 살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다. 결혼이주여성의 자녀들은 기본적인 생활에 지장은 없다고 해도 학습에 필요한 한국어 능력은 부족한 편이다. 연구팀은 “말하기는 문제가 없지만 받아쓰기, 글쓰기를 어려워한다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어머니는 한국어에 서툴고 아버지는 생업에 종사하느라 잘 돌봐주지 못한다. 연구팀은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어 실력이 낮을수록 자녀의 언어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자녀의 학습능력 저하, 학교생활 부적응 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주 청소년이나 국제결혼가정 자녀의 진로 지도도 중요하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은 이중 문화나 이중 언어적 배경을 살리는 진로에 대해선 거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최근 이민자들은 국경 및 국적을 초월하는 삶을 살아가는 경향이 많다. 획일적으로 강요해선 곤란하지만 이들에게 이중 언어를 무기 삼아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꿈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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