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가수 해오라(21·본명 임지현)는 지난달 18일 디지털 싱글 타이틀 곡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로 데뷔했다. 사진|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갈망(渴望)'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간절히 바람'이다. 이 단어는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를 부른 신인가수 해오라(21·본명 임지현)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와 솔로가수 아이유를 쏙 빼닮은, 청순하고 연약해 보이는 외모지만 그는 가수가 되겠다고 학교까지 그만둔 사람이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인 13살 일본 그룹 X-japan 멤버 히데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무병을 앓듯이 강렬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었던 해오라는 가수가 되기로 했고, 자신의 비밀 다이어리에 17살이 되면 고교자퇴와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계획을 적어 넣었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에는 그림을 무척 좋아했어요.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X-japan이라는 밴드의 라이브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히데 씨처럼 무대에서 멋지게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수의 꿈을 꾸게 됐어요. 제가 그때 인생노트라는 것을 썼는데 17살 때 고등학교를 자퇴하자고 적었어요. 실제로 고등학교 입학 후 두 달 뒤에 자퇴했지요."
당시 17살의 이 당돌한 소녀는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자마자 실행에 옮겼다. 자퇴하고 몇 개월 후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리고 가수 오디션을 보러 기획사를 찾아 다녔다.
"아이돌이나 댄스가수가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다가 드라마 음악감독인 이필호 감독님을 만났죠. 그분을 통해 드라마 OST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해오라는 난초의 한 종류. 꽃말은 ‘꿈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라는 뜻이다. 사진|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혹시 '조기 교육 영재'가 아닐까 싶어 물어보았지만, 체계적으로 음악을 배운 적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유치원생 시절 원장 선생님이 치는 피아노 소리를 듣고 그대로 따라 칠 정도로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특별한 교육 없이 작사 작곡을 어릴 때부터 틈틈이 연습 했어요. 처음 음악과 기타를 제대로 배운 건 이 감독을 만나고 나서입니다. 이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삽입곡 '마이 허밍'과 드라마 '천하무적 이평강'의 '예스터데이'를 부르게 됐습니다."
그의 예명 '해오라'는 난초의 한 종류라고 한다. 꽃말은 '꿈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이다.
"가수로서 꿈에서라도 꼭 팬들과 만나고 싶어서 해오라라는 이름을 쓰게 됐습니다. 어릴 때는 음악가란 대중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요즘 목표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 소화해 낼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선 대중이 바라는 것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죠."
21살의 앳된 얼굴의 여가수는 예상과는 달리 자신의 음악적 소신이 투철하고 당돌했다. 롤 모델을 묻자, "제 2의 누군가가 되고 싶진 않다"고 잘라 말했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X-japan의 히데처럼 제게 또 하나의 음악적인 영감을 줬어요. 자우림의 김윤아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처럼 되고 싶다기보다는 그들을 존경합니다. 제 2의 누구라는 이름보다 그냥 제 1의 해오라가 되고 싶어요"
그의 음악은 인디적인 성향이 강했다. 하지만 그의 외모는 메이저 걸 그룹 멤버들과 비교해도 절대 빠지지 않을 정도로 예뻤다.
“아이유, 김윤아 선배님 닮았나요? 정말 영광이지만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1의 해오라가 될거예요.”사진|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최근 대중문화계 화두가 된 립싱크 규제 논란에 대해서 해오라는 어떻게 생각할까.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는 음악 역시 중요하잖아요. 가수가 노래만이 전부는 아닌 것 같아요. 퍼포먼스 면에서도 무대 위에서 완벽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춤과 노래를 다 하는 아이돌 가수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해오라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대해서도 소신을 말했다.
"무대에 한번 서기 위해 가수들의 고통과 노력이 얼마나 드는지 보여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너무 서바이벌로 몰아가는 게 아쉽습니다. 노래는 최고다, 최고가 아니다로 나눌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굳이 순위를 나눌 필요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임재범 선배의 감동적인 무대와, 윤도현 선배의 편곡을 좋아해요. 지금은 실력이 안되지만, 먼 훗날 출연 기회가 온다면 나가 보고 싶어요."
해오라는 팬들에게 마음 속의 각오를 밝혔다.
"싱어 송 라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음악을 만들고 직접 불러서 감성을 전달하고 싶어요. 드라마 OST를 부른 인연으로 팬이 된 친구들이 조금 있어요. 이분들께서 이번 데뷔를 정말 축하해 줬습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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