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와 선수 등을 상대로 금지약물 복용 혐의에 대해 조사하면서 한국 스포츠계에도 도핑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다. 현장에선 어떤 행위가 도핑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반도핑위원회(KADA)는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 특정 조혈제에 대해 “금지약물이 아니다”라면서도 “사용 과정에서 잘못된 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학 전문가들과 자세히 검토해 조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KADA가 이렇게 단서를 단 이유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 복용이 아니더라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하는 어떤 행동도 도핑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WADA는 치료를 목적으로 의료기관의 허가를 받았거나 임상조사 목적인 것을 제외한 어떤 정맥 주사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지도자들은 흔히 특정 선수에 대해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링거를 맞혀 출전시켰다”고 자랑처럼 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도핑 검사에선 걸리지 않지만 이런 행위 자체가 엄격하게 말하면 도핑이다. 경기에 나서기 전 링거를 맞았다는 것은 경기력 향상을 꾀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선 조혈제 투여 말고도 혈액 도핑이 횡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혈액 도핑이란 컨디션이 좋을 때 자기 피를 뽑아 보관했다가 경기 직전에 투여하거나 다른 사람의 적혈구를 받는 것을 뜻한다. 산소 운반 능력을 향상시켜 지구력을 키우는 행위다. 이는 도핑 테스트에선 잡아내기 어렵다. 하지만 언젠가 발각될 수 있고, 또 이 방법을 오랫동안 사용할 경우 피가 굳어 심장 이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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