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사용가능한 희토류 광맥… 충북 충주-강원 홍천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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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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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함유율 낮지만… 철광석 섞여 경제성 있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의 연구원들이 충북 충주에 있는 희토류 광맥의 폭과 기울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왼쪽 어두운 부분이 희토류와 철광석이 섞인 광맥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의 연구원들이 충북 충주에 있는 희토류 광맥의 폭과 기울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왼쪽 어두운 부분이 희토류와 철광석이 섞인 광맥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고상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희유금속 탐사기술연구단장은 “충주 희토류 광맥의 규모와 품위로 미뤄 1100만 t의 희토류 광맥 가운데 약 7만1500t의 희토류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곳의 희토류는 철광석과 뒤섞여 존재한다. 철광석 중에서도 제련이 쉬운 ‘자철석’ 계열이다. 희토류가 어떤 물질과 함께 존재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희토류의 품위가 비교적 낮아도 채산성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고 단장은 “희토류만 개발한다고 가정하면 품위가 2%는 넘어야 하지만 부수적으로 산출되는 자원이 있다면 품위가 더 낮아도 경제성이 있다”며 “충주 광맥은 일반 자석도 ‘철썩’ 붙을 정도로 철이 많아 철광석도 함께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천군 두촌면 일대의 희토류 광맥은 평균 23m 폭으로 남북에 걸쳐 1.2km 길이로 발달됐다. 1264만 t 규모로 품위는 0.1∼4.7%이며 평균 0.6%다. 규모와 품위로 미뤄 희토류는 7만6000t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의 희토류 광맥에도 유용한 자원이 포함돼 있다. 철광석과 더불어 열에 강한 합금을 만들 때 사용되는 희유금속인 나이오븀(Nb)과 탄탈(Ta)이 섞여 있다.

충주와 홍천은 예전부터 희토류를 비롯한 희유금속이 소량 있을 것으로 추정되던 곳이었다. 연구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규모와 품위가 알려지지 않았다. 지식경제부와 지질자원연구원은 2010년 6월부터 국내 11개 지역을 대상으로 희유금속 매장량을 조사해왔다. 그 결과 홍천과 충주에서는 대규모 희토류 광맥이 발견됐지만 충북 단양군과 전북 무주군은 일찌감치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돼 조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2013년까지 충주와 홍천의 희토류 광맥을 추가 조사해 매장량을 더욱 정확히 산정할 계획이다. 현재 조사된 광맥은 지표에서 200∼400m 깊이에 불과하다. 고 단장은 “광맥이 500m 이상의 깊이까지 연장됐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며 “직접 땅에 구멍을 뚫어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광맥이 깊은 곳까지 연장됐다면 희토류 매장량은 현재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 국내에 개발 가능한 희토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희토류를 산업에서 바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난제가 많다. 희토류의 특성상 원소별로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희토류를 정제해 소재금속으로 만드는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정도다.

희토류를 소재금속으로 만들려면 크게 세 단계 공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광석에서 희토류를 분리하는 ‘선광’ 공정과 품위를 높이는 ‘제련’ 공정을 통해 순도를 99%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희토류를 선광하고 제련하는 기술을 갖고 있지만 세계 수준과 비교하면 80% 정도에 불과하다.

희토류는 마지막으로 ‘소재화’ 공정을 거쳐 특정 원소만 분리해야 반도체나 2차전지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재화’ 공정 기술이 아예 없다. 희토류를 구성하는 원소는 물리·화학적 특성이 비슷해 분리 기술을 개발하기 쉽지 않다. 장호완 지질자원연구원장은 “올해 1월 인도 국립제련연구소(NML)와 추출 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국내 희토류 광맥 탐사와 더불어 희토류의 순도를 높이고 개별적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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