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밤 12시(한국 시간)를 막 넘긴 남아공 더반의 국제컨벤션센터. 평창이 삼수 끝에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표단은 너 나 할 것 없이 서로 부둥켜안은 채 울음을 터뜨렸다. 조양호 평창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진선 유치 특임대사, ‘피겨 여왕’ 김연아 등 주요 인사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평창 대표단 숙소인 리버사이드호텔 뒤편에 마련된 특설무대 앞에서는 600여 명의 평창 응원단과 현지 교포들이 환호했다. 태극기와 평창 겨울올림픽 깃발을 흔들며 “대∼한민국! 대∼한 평창”을 외쳤다. ‘아리랑’을 합창하며 꽹과리를 치면서 승리의 기쁨을 함께했다. 더반은 역시 한국에 기회의 땅이었다. 1974년 홍수환의 챔피언 획득과 지난해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에 이어 평창의 겨울올림픽 개최까지 허락했다. 2010년과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뒤 세 번째 도전 만에 평창의 꿈은 이뤄졌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이룬 쾌거다.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당일. 전날까지 비가 내렸던 더반은 맑게 갰다. 일찍 식사를 마친 평창 대표단은 오전 8시 반부터 리버사이드호텔 콘퍼런스센터에서 자체 최종 리허설을 진행했다.
조양호 위원장은 프레젠테이션을 챙기고 이명박 대통령을 영접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김연아는 행여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 연방 생수를 마셨다. 김진선 특임대사는 “하늘의 뜻을 믿는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평창 대표단 100명과 프레젠터 8명은 오전 11시 국제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 뮌헨과 안시에 이어 평창의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됐다. 프레젠터 8명의 연설과 평창 홍보 동영상 공개에 이어 질의응답까지의 70분은 숨 가쁘게 흘렀다. 그리고 IOC 위원들에게서 최고의 프레젠테이션이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IOC 위원들은 프레젠테이션 직후 평창 대표단에 “완벽했다. (유치를)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이미 1차 투표에서 승부가 끝났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리고 이날 밤 국제컨벤션센터 오디토리움.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 도시 발표를 위해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천천히 단상에 올랐다. 이어 봉투를 열어 카메라를 향해 종이를 펼쳐보였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PyeongChang.’ 평창의 위대한 세 번째 도전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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