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투성이 ‘차세대 나이스’
속도 지연-서버 오류 등 반복… 개발사-교과부 책임논란 일듯
나이스는 개인정보가 유출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출범한 뒤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듯했으나 이번 성적오류 사고로 또다시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나이스는 학교 교육과 행정 업무를 전산망으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2002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와 시도교육청, 교육과학기술부를 전산망 하나로 연결한 뒤 교무·학사, 인사, 예산·회계 등 교육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교사는 이 시스템에 접속해 학생의 성적과 출결 상황 등을 입력하고 학부모는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열람하거나 진학상담 내용을 확인한다.
어찌 보면 편리하지만 전산망이라는 특성상 보안에 취약하다. 전국 1만1000여 개 학교, 720만 명에 이르는 학생의 정보를 모은 만큼 한번 오류가 발생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2002년 개통 당시 교무·학사, 보건, 입학·진학 등 3개 항목은 학교 현장과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닥쳐 제외됐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도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시정을 권고했다.
보완 작업을 거쳐 2006년 3월 다시 개통했으나 편의성이 떨어지고 학부모의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교육 당국은 편의성을 높이고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 ‘차세대 나이스’를 3월부터 운용했다.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인 만큼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속도 지연, 서버 오류 등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반복되다가 이번과 같은 대대적인 사고로까지 이어졌다.
앞으로도 정보를 입력할 때 예기치 않은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차세대 나이스의 개발업체인 삼성SDS는 프로그램 개발과 검증을 위해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워낙 복잡한 프로그램이라 돌발 변수가 적지 않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도 논란거리다. 교과부는 “개발 과정에서 자체 검증을 거쳤다. 오류 보정은 개발업체인 삼성SDS가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이스 프로그램 개발, 운영을 총괄하는 교과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도 책임을 피해가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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