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돌파하기 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장직 사퇴’ 배수진이 여론에 민감한 모바일 민심에는 어느 정도 투영되고 있을까.
22일 동아일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 전문기업인 ‘트렌드시크’의 도움을 받아 14일부터 오 시장이 승부수를 던진 21일까지 트위터와 블로그에 나타난 ‘오세훈’ 관련 글 5만2441건을 분석한 결과, 14일에는 3734건에 그쳤던 오 시장 관련 글은 17일 6197건으로 처음으로 6000건을 넘었다. 이어 시장직 연계 발표 당일인 21일에는 1만528건으로 지난 일주일의 하루 평균 6500건의 2배 가까이 올라섰다. 이 기간 발생한 오 시장 관련 글의 99% 이상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는 오 시장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12일 1만3100여 건을 빼곤 올해 들어 하루 언급 횟수로는 가장 많은 것. 휴일인 21일 오전 TV 생방송 카메라를 향해 읍소한 오 시장에 대해 ‘정치쇼’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주민투표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든 모으겠다는 오 시장의 전략이 일부 먹혀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오 시장에 대한 글의 내용을 보더라도 ‘시장직 사퇴’ 카드가 모바일 민심에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중 발생한 오 시장 관련 글 중 여론으로서 의미 있는 2만1307건을 들여다보면 오 시장에 대한 부정론은 1만4693건(69%), 긍정론은 3479건(16%)이고 나머지(15%)는 중립으로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오 시장이 승부수를 던진 21일 여론으로 볼 수 있는 글 3712건 중 부정론은 2270건(61%), 긍정론은 1012건(27%)으로 긍정론이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립은 12%로 약간 줄었다. 오 시장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판단 유보 상태였던 모바일 사용자들의 일부가 오 시장에 대한 긍정론으로 돌아선 것으로 볼 수 있다.
21일 발생한 오 시장 관련 트위터를 ‘좋다’ ‘싫다’ 식의 감성어로 구분해 봐도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 ‘기대한다’는 단어에 포함될 수 있는 글이 2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민투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133건) ‘안쓰럽다’(126건) ‘쇼하고 있다’(118건)가 뒤를 이었다. 트렌드시크 측은 “주민투표가 정책 투표를 넘어 ‘보수 대 진보’ 대결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 시장의 시장직 사퇴 승부수가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모바일 공간에서도 낳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주간 정례조사 결과 오 시장은 차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15.5%)에 올랐다. 2위인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6.2%)과 차이가 컸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오 시장의 인지도가 높고 무상급식이 보수와 진보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어 보수층이 오 시장으로 결집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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