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사진)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구속)에게 건네진 2억 원의 성격에 대해 “선의로 줬다”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주장과 달리 후보 단일화에 따른 대가임을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2억 원을 전달할 당시 중간에서 돈을 직접 건넨 강 교수가 이 돈의 대가성을 시인함에 따라 검찰 수사는 급진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돈을 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후보 단일화에 대한 대가성은 강력하게 부인해온 곽 교육감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강 교수는 곽 교육감이 올 2∼4월 박 교수에게 후보직 사퇴 대가로 의심받는 2억 원을 전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실이 확인돼 곽 교육감과 같은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9일 체포돼 이틀간 조사를 받고 31일 석방됐다. 강 교수는 석방된 뒤 지인들과 만나 검찰 조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강 교수의 이야기를 들은 지인들이 강 교수의 진술 내용을 듣고 매우 낙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교수는 동아일보 기자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동 한국방송통신대 연구실을 찾아가 2억 원의 대가성에 대해 묻자 “당신이 검사인가. 왜 내가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을 또다시 진술해야 하느냐”며 격분해 자리를 박차고 연구실을 나가 버렸다. 강 교수는 2억 원의 대가성에 대해 질문받기 전까지는 검찰 수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한 태도를 보이며 설명했으나 돈의 대가성에 대해 질문받자마자 태도가 돌변했다.
검찰이 강 교수를 체포하자 그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으나 강 교수가 풀려나자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엇갈렸다. 검찰은 강 교수가 주요 피의자여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영상녹음녹화조사실에서 강 교수의 동의를 받고 진술 내용을 모두 녹화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이날 곽노현 교육감 선거대책본부의 상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서울대 최모 교수와 단일화 협상을 중재한 이해학 목사 등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최 교수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발표 전날인 지난해 5월 18일 박명기 교수 측과의 단일화 협상 모임에 배석했던 인물이다. 당시 곽 교육감 측과 박 교수 측은 이 목사 중재로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단일화 협상을 벌였다.
검찰은 최 교수를 상대로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곽 교육감 측이 박 교수 측에 후보 사퇴 대가로 돈과 공직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본보는 지난 2011년 9월 2일자 「강경선 “2억 단일화 대가 맞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강경선 한국방송대 교수가 검찰 조사에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구속)에게 건네진 2억 원이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의 대가임을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강 교수에 대한 검찰 조서 등을 확인한 결과, ‘강 교수가 검찰 조사에서 2억 원이 후보 단일화의 대가임을 직접
시인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강 교수는 이후 공판과정에서도 대가성 여부를 다투고 있으며, 현재 상고심에 계속 중입니다. 다만,
2011년 9월 2일자 기사는 본보가 강 교수의 검찰 진술 등을 종합·평가하여 보도한 것이었기에 이를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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