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생활주택 A to Z]<1> ‘틈새상품’ 인기 급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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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억 투자해 年8%임대수익 ‘노후대책’ 각광

《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틈새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서울시의 인허가를 받은 도시형생활주택은 모두 9015채. 작년 같은 기간(1494채)보다 5배 이상 늘어났다. 인기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주차장 대수 규제 등 제도적인 혜택에다 세제 관련 정부 지원책도 있다. 최근 급속히 증가하는 싱글족이 들어갈 신규주택 부족도 매력적이다.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 주택 건설과정에 주변인들의 민원으로 사업이 중단되는 등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생길 수 있다. 사업지를 고르거나 임차인을 관리하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토지 매입부터 사업자금 마련, 건물 설계, 시공, 임대 관리에 이르기까지 도시형생활주택을 활용한 임대사업의 각 과정에서 짚어봐야 할 중요 사항을 격주로 짚어본다. 》
Q. 서울 강남에 있는 10억 원대 아파트 한 채가 전 자산인 50대 직장인이다. 은퇴를 대비한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도시형생활주택이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

도시형생활주택 투자에 성공하려면 건축 초기부터 입지와 공사비용, 관련 법규 등 단계별 필수 점검사항을 미리 정리하고 일정을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마이바움 휘경’ 전경. 수목건축 제공
도시형생활주택 투자에 성공하려면 건축 초기부터 입지와 공사비용, 관련 법규 등 단계별 필수 점검사항을 미리 정리하고 일정을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마이바움 휘경’ 전경. 수목건축 제공
A. 먼저 의뢰인과 같은 고민을 하다 최근 도시형생활주택에 투자해 성공한 사례를 소개한다. 대기업에 근무하다 2년 전 은퇴한 김모 씨의 얘기다. 김 씨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228m²(약 69평) 규모의 용지를 3.3m²당 1650만 원씩, 약 11억4000만 원에 매입했다. 주변에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 등 대학이 많고, 도심이 가까워 출퇴근하기가 유리하다는 조건을 고려해 선택했다. 용적률(용지면적 대비 지하층을 뺀 건물바닥 총면적)을 최대한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매입한 땅에 접한 도로가 북쪽에 있어 일조권 사선제한을 유리하게 적용받아 용적률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었다. 법적으로 허용된 사업지와 주변 지역의 용적률은 190% 정도. 그런데 발코니 확장을 통해 실사용 용적률은 248%로 늘어났다.

공사는 2010년 2월에 착공돼 그해 9월에 끝났다. 지상 5층에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 24채가 새로 만들어졌고, 공사비는 7억여 원이 들었다. 김 씨는 준공한 주택에 ‘마이바움 휘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준공을 두 달쯤 앞둔 시점부터 직접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을 찾아다니며 임차인을 구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기대한 대로 임차인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고, 준공한 지 한 달이 채 안 돼 24채가 모두 채워졌다. 현재 김 씨는 매월 1440만 원의 임대수입을 올리고 있다. 연 수익률(연 임대료/실투자비)도 8% 이상이다. 요즘 같은 때 웬만한 금융상품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이다. 김 씨는 부동산시장이 좋아지면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례를 고려한다면 의뢰인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 사업할 토지를 우선 매입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토지 크기는 작아도 200m²(약 60평) 정도를 구하는 게 좋다. 지나치게 작으면 원하는 수익률을 내기도 어렵고, 임대를 놓기도 쉽지 않다. 토지 가격은 3.3m²당 1500만 원 안팎으로 잡아야 한다. 너무 비싸면 역시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고, 지나치게 낮은 가격의 땅은 그만큼 교통 여건이나 주변 편의시설이 부족한 땅으로 임차인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집 짓는 자금은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좋다. 원룸형 주택은 전용면적 기준 m²당 80만 원(3.3m²당 260만 원)씩 연리 2%로 3년 거치, 17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을 1채 지을 때 투입될 공사비는 평균 3.3m²당 400만 원 정도. 따라서 국민주택기금으로 전체 공사비의 30∼40%를 충당할 수 있다. 이후 나머지 절차는 김 씨의 사례를 참고하면서 하나하나 준비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준비할 때 단계별로 반드시 점검할 사항을 미리 정리하고 일정을 조정하는 종합적인 계획을 미리 세워둬야 한다는 것이다. 인허가 가능성을 타진하고 민원 여부 등을 사전 점검해야 한다. 또 자금 대출 조건도 미리 따져봐야 한다. 이런 것들에 대한 검토 없이 덤볐다가 사업이 무한정 늦춰지면 금융비용 때문에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전문가 조언… 토지매입-건축-임대까지 철저한 시장분석 필요 ▼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수목건축의 사무실을 찾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대부분 보유자산에 맞춰 투자해 얼마를 벌 수 있느냐에만 관심을 가질 뿐 사업단계별로 공부할 게 적잖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토지매입 시 정확한 주변 환경 분석 능력을 길러야 하고, 주택을 설계할 때에는 목표 임차인의 특성을 어떻게 반영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시공도 업체 선정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임차인을 구하는 것도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임대관리도 다달이 임대료 받고, 전기요금이나 물값을 계산해주는 정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또 이런 과정 전체를 사업 착수 전에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계획도 마련해야 합니다.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사업 과정 곳곳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방법입니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종합적으로 볼 때 비용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서용식 수목건축 사장

19일 게재될 ②회에는 도시형생활주택 임대사업의 첫 단계인 ‘토지매입 시 검토 사항’이 집중 소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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