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수확철이다. 프로야구에서도 풍년과 흉년, 희망과 좌절이 엇갈리는 계절이다. 1년 내내 9월을 생각하며 구슬땀을 흘린 이들도 있다. 신인과 중고신인, 그리고 신고선수. 2군, ‘팜’에서 무럭무럭 자란 이들이 수확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곳은 1군 경기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그 문이 활짝 열리는 9월은 신인들에게 2군 무대에서 갈고닦은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소중한 무대, 신고선수에게는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최후의 오디션장이다.
엔트리가 확장된 9월, 각 팀은 유망주를 1군에 올려 함께 훈련하고 경기출장 기회를 준다. 22일 LG 신인 2명이 처음으로 1군 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 잔디를 밟았다. 투수 최인영은 지난해 영동대를 졸업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LG는 185cm, 76kg의 다부진 체격을 눈여겨보고 신고선수 입단을 제의했다. 퓨처스리그 31경기를 뛰며 4승 2패의 성적을 올렸다. 이날 잠실 넥센전 8회, 최인영은 마운드에 올라 1군 첫 공을 송지만에게 던졌다. 곧장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1.1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또다른 신고선수 출신 포수 유강남도 이날 7회 교체돼 처음 1군 무대에서 마스크를 썼다.
2006년 KIA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유재원은 군대를 다녀왔지만 여전히 정식선수가 아닌 신고선수였다. 그러나 기회의 시간 9월, 1군 선수가 됐고 22일 국내 최고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때렸다. 한화 양훈의 동생인 두산의 고졸신인 양현도 9월 1군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9월 생애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오른 선수는 23일까지 8명이다. 그들 모두 높은 가을 하늘 아래서 공들여 키운 희망을 수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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