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29]박영선 ‘키운’ 정동영… 격려 하면서도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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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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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시절 중매-정계 입문시켜… 정작 경선땐 천정배 밀다 고배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사진)은 26일 “박영선 후보는 우리 당의 ‘최종병기’”라며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민주당 후보로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자”고 말했다. 전날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박영선 의원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였다. 정 최고위원은 “박원순 후보에 대한 일방적 양보가 아니라 정면승부를 통해 야권후보가 누가 돼야 하는지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최고위에서 정 최고위원과 박 의원은 한참 동안 손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았다. 그는 이번 경선 처음부터 천정배 최고위원을 공개 지지했고, 천 최고위원에게 유리한 경선 룰을 고집하다 당내의 적잖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정 최고위원은 한참을 박 의원에 대한 덕담에 할애하면서도 “(경선에 참여한) 천정배 추미애 신계륜 후보 모두 민주당이 살아날 수 있도록 희생한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천 최고위원을 상기시켰다.

사실 박 의원의 ‘오늘’은 정 최고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의원은 2004년 1월 열린우리당 의장이자 MBC 선배였던 정 최고위원에 의해 당 대변인으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그해 역시 정 최고위원의 도움으로 비례대표로 첫 배지를 달았다.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시절 미국 변호사인 남편 이원조 씨와 소개를 주선한 것도 정 최고위원이었다. 그러나 이번 박 의원의 승리는 정 최고위원에게는 독이 됐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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