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욱 씨(39·사진)는 올해 공주마라톤을 벼르고 별렀다. 2007, 2008년 이 대회 전신인 백제마라톤에서 남자 풀코스 2연패를 달성했지만 2009년 컨디션 난조로 6위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간발의 차로 2위에 머물러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간절했다.
박 씨의 우승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결승선 통과까지 2위 김수용 씨와 끝까지 각축을 벌였다. 김 씨보다 2초 앞서 결승선을 끊은 그는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박 씨는 “모든 것을 공주마라톤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해왔는데 너무 기쁘다”며 “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산악훈련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박 씨는 평일 15km, 토요일 35km 이상씩 훈련을 소화했다.
박 씨의 공주마라톤에 대한 애정은 상상 이상이다. 2004년 백제마라톤을 통해 하프 코스에 입문한 인연 때문이다.
박 씨는 “공주를 달리면서 당시 백제인들의 삶을 상상한다. 백제 멸망에 대한 아쉬움과 애잔함을 느끼다 보면 어느덧 결승선에 와 있다”며 공주마라톤 예찬론을 폈다.
현대오일뱅크스 공무팀에서 일하고 있는 박 씨는 “지난해 증설한 정유 공장의 성공을 빌며 뛰었다. 그동안 고생한 동료들이 우승 소식을 듣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자 풀코스 우승 강성자 씨“동아일보 마라톤 첫우승 너무 짜릿”▼
“항상 이 순간만을 기다렸어요. 첫 동아일보 마라톤 우승이 너무 짜릿해요.”
여자 풀코스 챔피언 강성자 씨(49·사진)는 풀코스 완주 경력이 46회에 이르는 베테랑이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40회)보다 더 많은 풀코스를 달렸다.
하지만 유독 동아일보 주최 마라톤과는 인연이 적었다. 3월 서울국제마라톤 5위에 오른 것이 유일한 입상 경력이었다. 강 씨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성지인 동아마라톤에서 우승을 못 해 항상 아쉬웠다. 이번만은 꼭 우승하겠다는 각오로 연습을 충실히 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34km 지점부터 독주를 펼친 끝에 감격의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공주마라톤 우승은 강 씨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강 씨는 “동아마라톤은 마음의 고향이다. 2004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첫 풀코스 완주를 한 이후 매년 참가했다”며 “고향인 충남에서 우승을 해서 기쁨이 두 배다”라고 말했다.
강 씨의 다음 꿈은 부부 동반 서브스리(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 달성이다. 남편인 김충 씨(50) 역시 이날 풀코스 레이스를 3시간4분대에 완주했다. 강 씨는 “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몇 초 차이로 둘 다 서브스리를 놓쳤다”며 “내년엔 꼭 남편 손을 잡고 잠실주경기장 결승선을 2시간대에 통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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