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국철 오늘 재소환… 진실 가려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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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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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신재민 카드’ 명세 공개… “권재진에게도 로비” 주장

이국철 SLS그룹 회장(사진)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정권 실세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의 진위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3일 이 회장을 소환해 정권 실세들의 금품수수 의혹과 검찰의 SLS그룹 기획수사 논란 등 이 회장이 제기한 주장을 집중 검증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2일 신 전 차관이 사용했다는 법인카드 명세를 일부 공개했다. 그러나 신 전 차관의 자필 사인이 담겨 있는 영수증은 공개하지 않아 명세의 진위는 판가름하기 어렵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SLS그룹 서울지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8년 6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매달 최대 1000만 원까지 모두 1억 원가량을 자신이 준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이 공개한 엑셀 파일 형식의 A4용지 5장짜리 문서에는 ‘롯데쇼핑 본점 1100달러’, ‘신세계백화점 1284달러’ 등의 형식으로 카드 사용 장소와 금액이 날짜별로 정리돼 있었다. 결제 금액은 건당 몇만 원부터 최대 수백만 원까지 다양했다. 총 사용 금액은 1억 원가량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 회장이 공개한 카드 사용 명세에는 카드 사용자를 알 수 있는 서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직접 서명한 카드 전표는 검찰이 수사를 통해 찾아야 한다”며 “여권을 제시해야 하는 면세점 명세만 확인해도 누가 사용했는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날 제시된 명세표는 해당 카드사의 직인이 찍힌 공식문서가 아니어서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문서에 나오는 업소 중 일부를 찾아가 확인한 결과 신 전 차관이 결제했다는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이 회장은 또 “지난해 4월경 SLS그룹 워크아웃 사건을 탄원하기 위해 대구지역 언론사 출신 사업가 이모 씨를 회사 직원으로 고용했다”며 “이 씨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만나 상황 설명을 했고 권 장관도 ‘충분히 알았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 장관 측은 “이 씨라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고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 회장이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출장 중이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현지 법인장을 통해 5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박 전 차관은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SLS그룹 간부와 만난 건 사실이지만 계산은 다른 지인이 했다”고 밝혔다. 박 전 차관은 22일에는 “일정이 바빠 술자리 자체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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