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최강희 “로코는 이제 그만! 팜므파탈에 도전하고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2일 10시 30분



"SBS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의 노은설이 몹시 그립고 보고 싶어요. 은설이가 제 친구였으면 좋겠어요."

10월 5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최강희는 SBS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 노은설을 몹시 그리워했다.

드라마 종방연 때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 만큼 담담했던 최강희는 며칠 후 노은설을 보낸 슬픔이 찾아와 트위터에 '은설아'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4차원'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최강희는 분명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었다. 최강희 자신도 '4차원'이라는 수식어를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특별한 사람으로 비치는 게 좋은 눈치였다.

그러나 '4차원'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연기의 폭이 한정될 수 있다는 점은 싫다고 말했다. 최강희는 악역과 팜므파탈 사이코패스 등 그동안 해보지 못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며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에 국한됐던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어 했다.

최강희는 어린아이의 다양한 표정이 담긴 사진첩을 보면서 "단순하게 예쁜 표정이 아닌 울고 웃고 찡그리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만 있다면, 카메라 안에서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것 같냐는 질문에 최강희는 "백수?"라고 말했다. 최강희는 “제가 단순 노동같은 것은 좋아하니까 그냥 소일거리로 용돈 벌어서 쓰면서 지냈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사진|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것 같냐는 질문에 최강희는 "백수?"라고 말했다. 최강희는 “제가 단순 노동같은 것은 좋아하니까 그냥 소일거리로 용돈 벌어서 쓰면서 지냈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사진|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짝 없는 웨딩드레스, 너무 입기 싫었어요

-드라마 끝난 소감이 어떤가요?

"인터뷰를 통해 털어버려야 하는 것 같아요. 어제까지만 해도 많이 그리웠는데 이제 좀 괜찮아진 것 같아요."

-드라마 마지막에 차지헌(지성)과 노은설(최강희)이 결혼하면서 끝났는데, 웨딩드레스를 입은 느낌이 어땠나요?

"영화 같은데 보면 신부들이 결혼식 전에 도망가곤 하잖아요. 그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가상으로 웨딩드레스를 입었을 뿐인데 웨딩드레스를 너무 입기 싫었고, 입으니까 뭔가 우울했어요."

-보통 여자들은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을 좋아하지 않나요?

"저는 그런 꿈이 없어요. 드라마 촬영하면서 짜증을 얼마나 냈는지. 그러나 레디 액션 하면 은설이로 변해야 하잖아요. 은설이는 되게 행복해하니까요. 그때 알았어요. 짝 없는 웨딩드레스는 입어도 좋지 않다는 것을요."

-지성이 드라마에서 최강희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에서 실제로 눈물이 날 뻔 했다고 하던데요?

"지성은 드라마 종영하기 삼사일 전부터 자꾸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고 그랬어요. 드라마에 많이 사로 잡혀 있었었어요. 종방연때도 막 울었어요. 왕지혜도 눈물이 많아요. 지성이 울먹거리면 왕지혜는 자동이에요."

◆뭔가 세상을 만들고 온 기분이에요. 노은설의 안부가 궁금해 져요.

-트위터에 남긴 글을 보니까 노은설을 많이 그리워하는 것 같았어요.

"종방연때 다들 부둥켜안고 울 때 정말 불안했어요. 저는 여기서는 별로 안 슬펐어요. 오히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그러면 사람들 눈빛이 "정말 너무하네" 라는 눈빛을 보내곤 하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까 슬픔이 엄습해 오더라고요. 그래서 트위터에 '은설아...' 이렇게 적었어요."

"지금은 은설이가 몹시 그립고 보고싶고 내 친구였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에서 은설이가 잠시 지방에 내려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반했어요. 은설이는 지방에 가서도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그 곳에서 새로운 관계들을 형성하면서 마성의 여자답게 씩씩하게 잘 지내더라고요. 그런 점들이 너무 좋았어요."

-유난히 이번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드라마 종영을 아쉬워하는 것 같아요.

"네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어제 감독님께 위로 전화가 왔어요. 감독님이 '힘들어 할 것 같아서 전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감독님 드라마 이거 왜 이래요. 그동안 드라마 십 년을 넘게 했는데 왜 이래요?'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권기영 작가께 원래 그래' 이러시더라고요.

"이게 약간 현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판타지여서 뭔가 아련한 것 같아요. 뭔가 세상을 만들고 온 기분이에요. 노은설의 안무가 궁금해져요. 뭔가 세상을 만들고 온 기분이에요."

◆애정신은 액션신과 같다고 보시면 되요.

-드라마에서 애정신이 많았는데 설레지 않았나요?

"애정신은 액션신하고 같다고 보시면 되요. 애정신을 찍으면서 설¤던 적은 제가 데뷔할 때 처음 찍었던 키스신이예요. 그때는 엄청 긴장하고 이를 몇 번이나 닦고 그랬는데, 이미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 하루 종일 키스도 해보고 그래서 크게 설레지는 않았어요."

-지성같은 사람이 남편으로서는 어떤지?

"지성같은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어요. 지성은 표현을 정말 잘해요. 저는 지성에게 한 번도 고맙다고 말해본 적이 없어요. 지성은 제게 "나는 강짱을 만나서 너무 고마워"라고 말하는 등 표현을 너무 잘 해요. 그래서 지성이 정말 부러웠는데, 저는 끝까지 제 마음속에 있는 말을 다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차지헌(지성)의 여자친구(서나윤)가 등장해 훼방을 놓았던 것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의 과거 여자친구가 등장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저는 성격이 엄청 깔끔해서 아마 해야 할 절차를 딱딱 밟을 것 같아요. 그 여자에게 전화해서 '여자친구 있는 거 알고 있냐? 지금은 내가 갑이다'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최강희,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이라는 책을 출간한 최강희는 따로 써놓은 글이 없어서 아직까지 책을 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최강희,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이라는 책을 출간한 최강희는 따로 써놓은 글이 없어서 아직까지 책을 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전형적인 팜므파탈은 싫어요. 퇴폐적인 팜므파탈에 도전해 보고싶어요

-혹시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로맨틱 코미디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악역은 욕심이 없어요. 캐스팅이 들어오지 않아서. 들어오면 도전해볼 것 같아요. 보통 여배우들은 데뷔 때 악역을 하는데 저는 왜 데뷔 때 못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착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해봐서 그걸 무너트리는 것은 너무 쉬울 것 같아요."

"전형적인 팜므파탈은 하기 싫어요. 약간 퇴폐이미지의 팜므파탈을 하고 싶어요. 사이코패스는 안 해봤으니까 관심이 있긴 해요. 약간 무섭긴 하지만 도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강희를 따라다니는 '4차원'이라는 수식어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싫었던 적은 없고 좋았던 적은 있어요. 아마 일반 사람들도 '너 4차원이야'라고 하면 싫어할 사람은 없을 걸요? '아 내가 좀 특이하고, 남들과 다르구나 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다만 4차원이라는 이미지가 배우로서 연기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싫어요."

◆남해가 제 마음속의 아이슬란드 인가 봐요

-쉬는 동안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요?

"제가 친구가 많이 생기면서 쉬는 동안에 더 바쁜 것 같아요. 송은이를 시작해서 한 명씩 한 명씩 친구들이 모여서 지금은 엄청 바빠요."

-작품이 끝난 후 계획한 일이 있는지?

"딱히 계획하고 있는 일은 없어요. 그런데 남해에는 한번 가고 싶어요. 갈수록 외국보다 한국이 좋아지고 있어요. 화보 찍으러 스페인에 가는데 마음은 남해에 가 있는 것 같아요. 한번 가봤는데 좋더라고요. 제게는 남해가 우리나라의 아이슬란드 인가 봐요."

-머리가 짧아지셨는데 자르신 건가요?

"원래 머리가 짧았는데 드라마를 하면서 붙임머리를 했어요. 조금 자르긴 했어요."

-머리를 길러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너무 길러 보고 싶은데 제가 머리 자르는 것을 너무 좋아해요. 가위소리도 너무 좋고 머리를 자르는 게 마치 죽은 잎을 떼어내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조금씩 자주 자르곤 해요."

◆팬은 나에게 욕심이란 것을 주는 유일한 대상이에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

"저는 눈물이 별로 없는데 팬들이 제 마음을 헤아려 줄때면 너무 고마워요. 팬 카페 같은 데서 팬들이 저를 걱정해 주는 글을 볼 때면 감동받아서 울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팬은 나에게 욕심을 주는 유일한 대상 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약속드리고 최대한 빨리 많은 작품을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  
사진|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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