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영화만큼 아름다운 세상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영화를 사랑합니다. 남은 인생도 영화인으로 살라는 채찍으로 알고 기쁘게 받겠습니다.”
제48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발전공로상을 받은 이대근 씨(68)의 수상 소감이다. 1972년 영화 ‘김두한’으로 데뷔해 40년 가까이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원로배우의 겸손한 말에 영화인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붉은색 홀터넥 드레스를 우아하게 차려입은 문채원은 신인여우상(‘최종병기 활’) 수상자로 호명되자 놀란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죄송합니다. 제가 말이 좀 느려요…아, 진짜 머릿속이 하얗네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황해’의 조성하는 “올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하늘에서 이 막내아들이 상 들고 있는 모습을 대견하게 보시리라 믿는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시상식의 사회를 맡은 신현준과 장서희는 유머 섞인 진행으로 수상자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토요타 인기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른 원빈에게 장서희는 “촉촉한 눈빛이 꼭 사연이 있는 듯하다. 어떤 생각을 하면 이런 눈빛이 나오느냐”고 물었다. 원빈이 “별 생각이 없다”며 멋쩍게 웃자 신현준은 “저 같으면, 시력이 안 좋아서 눈빛이 촉촉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시상식장인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앞에는 수백 명의 관객이 낮부터 진을 치고 기다리다 이순재, 김수미, 배종옥, 김혜수, 김윤석, 원빈, 김하늘, 최강희, 유해진, 문채원 등 영화계의 별들이 차례로 레드카펫을 밟을 때마다 환호했다.
‘이층의 악당’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김혜수는 블랙 벨벳 띠로 포인트를 준 튜브톱 드레스를 입어 몸매를 드러냈고, ‘써니’로 신인여우상 후보가 된 강소라는 하얀 미니 드레스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남자배우 중에는 ‘최종병기 활’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박해일이 검은색 정장에 검은 페도라를 매치해 패션 센스를 뽐냈다.
가수들의 축하무대도 이어졌다. 19일 세 번째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걸그룹 ‘소녀시대’가 ‘훗’으로 무대를 달궜고 성시경은 영화 ‘써니’의 OST ‘리얼리티(Reality)’를 피아노를 치며 불렀다. 박정현이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부른 뒤 큰 박수가 나오자 신현준은 “영화인은 영화를 할 때, 가수는 노래를 부를 때 가장 빛이 난다”고 말해 더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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