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추도식 끝나자마자… 삼성, 日-濠서 아이폰4S 판매금지 소송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삼성전자가 일본과 호주에서 애플의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공세에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반격에 ‘사용자환경(UI) 특허’라는 새 무기를 들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17일 일본 도쿄법원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법원에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서는 아이폰4S 외에도 아이폰4와 아이패드2에 대해서도 제소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제품이 일본에서 고속패킷접속(HSPA) 관련 표준특허 1건과 휴대전화 UI 관련 상용특허 3건, 호주에서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등 3세대(3G) 표준특허 3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주로 3G 통신 관련 표준특허를 가지고 애플을 공격해 왔다. 하지만 네덜란드 법원은 14일 표준특허는 ‘프랜드(FRAND)’ 규약에 따라 판매금지가 아니라 특허권료 협상 대상이라며 삼성 측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프랜드’ 규약에 따르면 특허가 없는 업체도 표준특허를 이용해 우선 제품을 만들고 이후 특허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삼성전자가 이번 일본 소송에서 UI 특허를 들고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UI는 사람과 컴퓨터가 상호작용하는 데 쓰이는 시스템을 말한다.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제기한 UI 특허는 △비행모드 아이콘 표시 △사용자 중심의 홈스크린 공간 활용 △앱스토어를 카테고리별 트리 구조로 표시하는 기능 등이다. 애플이 네덜란드에서 삼성 제품의 판매금지를 이끌어낸 ‘포토플리킹’(사진을 손가락으로 끝까지 확대하면 튕기듯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기술)도 UI 특허다.

이날 삼성의 가처분 소송은 16일(현지 시간) 이재용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스탠퍼드대 교회에서 열린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추도식이 끝난 직후 발표됐다. 일부에선 이 사장과 애플의 팀 쿡 CEO가 만난다는 점을 감안해 극적인 화해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삼성이 애플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추모는 추모이며 소송은 소송”이라는 강경한 대응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출국하면서 “삼성과 애플은 동반자이자 경쟁자”라며 “팀 쿡과 만나더라도 일 때문에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두 회사는 겉으로 드러난 특허전 외에도 네덜란드 등에서 특허권료를 놓고도 물밑협상을 치열하게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법인 우인의 이창훈 미국변호사는 “합의는 서로의 협상력이 대등할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두 회사가 경쟁적으로 가처분 신청을 내는 데는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