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9일 야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운영했던 아름다운재단의 감사보고서와 기금현황 자료 등을 분석해 “박 후보가 재단 운영을 부도덕하게 했다”며 5대 의혹을 제기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 후보가 아름다운재단 모금사업을 하면서 926억 원을 모금했다는데 행정안전부나 서울시에 (기금을) 등록한 사실이 없다는 제보가 있다”며 직접 포문을 열었다. 재단 측은 “법 절차에 따라 모금과 배분 활동을 했다”고 반박했다. ① 385억 원 자산 보유=아름다운재단의 ‘2011년 8월 총기금 현황’에 따르면 이 재단은 385억6300만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재단이 설립된 2000년부터 올해 8월까지 10여 년 동안 축적된 금액이다. 2001년에 12억 원을 남긴 것을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 첫해인 2003년엔 114억 원을 축적했다. 12년 동안의 ‘모금액-배분액(지출)’의 누계(잔액)는 428억 원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자산보유 현황을 보면 돈을 나누는 재단이라기보다는 거대한 ‘저장금고’”라고 주장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재단 설립 시 출연한 기본재산(3억2600만 원)과 기부 등의 보통재산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 등으로 공익목적사업을 수행한다”면서 “이는 다수의 재단법인의 운영방식”이라고 반박했다.
② 200여 개 기금 신고 안 해 불법?=기부금품모금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돈을 모으는 기금을 만들려면 지방자치단체(10억 원 미만)나 행정안전부(10억 원 이상)에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한나라당은 이를 근거로 “모든 기금을 등록해야 하지만 아름다운재단은 200여 개의 기금을 운영하면서 신고한 기금은 단 3건”이라고 주장했다. 아름다운재단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돈을 모으는지 여부와 광고 형태 등에 따라 등록이 의무인 기금도 있고 아닌 게 있다”면서 “법규를 준수해 필요한 3개 기금을 등록했다”고 반박했다.
③ MB 시장월급 2억5900만 원 기부=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인 2002∼2006년 환경미화원과 소외계층 자녀를 돕는 데 써 달라며 4년 봉급 전액인 2억5900만 원을 기부했고 재단 측은 ‘등불기금’을 만들었다. 2011년 기금운용 현황을 보면 이 대통령의 봉급을 포함해 3억5300만 원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이 좋은 일에 써 달라고 봉급까지 다 내놓았는데 이걸 재단의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격”이라고 비판했다.
아름대운재단은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비서실장, 특보 등 다수의 관계자들과 4차례 이상 협의해 공직 재임 기간 중에는 배분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장 임기가 끝난 뒤 대통령 취임 전까지(2006년 7월∼2008년 2월) 왜 이 돈을 집행하지 않았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④ 40억 원 토지 매입=아름다운재단의 201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재단은 2010년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토지(40억 원)와 건물(1억3000원)을 사들였다. 매입자금은 모두 현금으로 지불됐다. 아름다운재단은 “현재 내고 있는 사무실 임차료가 계속 오르는 바람에 재단의 사무실을 새로 마련하기 위해 건물과 토지를 구입했다”면서 “비싼 임차료를 낼 바엔 사무실을 직접 사들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⑤ 2008년 98억-2009년 108억 배분=한나라당은 아름다운재단이 2008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를 주도한 단체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등 진보좌파단체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 왔다고 보고 있다. 2005년 43억 원, 2006년 69억 원, 2007년 79억 원 정도를 배분했던 이 재단은 모금액이 오히려 줄어든 2008년에 98억 원, 2009년 108억 원을 이들 단체에 배분했다. 재단 측은 “지원한 단체의 성향에 관계없이 활동의 내용과 목적을 엄격히 심사해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4월 박 후보가 국세청 세정혁신추진위원장을 맡은 시기에 모금액이 폭증한 것도 특이사항이다. 2002년에 21억 원을 모금했던 이 재단은 2003년엔 123억 원을 모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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