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감독은 20일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중심 타순 조정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죽으나 사나 이대호입니다”라며 이대호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이대호는 전날 3차전까지 12타수 2안타 타율 0.167에 삼진을 3개나 당하는 부진에 빠지며 4번 타자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반면 1∼3차전에서 3번으로 나선 전준우는 14타수 6안타로 타율 0.429, 5번 지명타자로 기용된 홍성흔은 11타수 4안타로 타율 0.364로 방망이가 잘 맞고 있어 타순 조정을 생각해볼 만도 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그래도 4번은 이대호”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양 감독의 얘기는 계속 이어졌다. “타자가 매일 잘 칠 수 있나요.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그런 거죠. 우리 팀에서 이대호가 4번을 안 치면 누가 4번을 쳐요.”
양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3할5푼대 타율로 타격 1위를 한 게 이대호다. 3차전까지 1할대를 쳤으니 4차전부터는 몰아칠 것”이라며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이기려면 어차피 이대호가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등에 업고 이날도 4번 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1-0의 불안한 리드를 하던 6회 선두 타자로 나서 홈런을 터뜨리며 양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이만수 SK 감독 대행도 3차전까지 9타수 2안타 타율 0.222로 기대에 못 미치던 3번 타자 최정을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무조건 3번”이라는 믿음을 보이며 4차전에서도 3번으로 내세웠다. 최정은 2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하지만 보답의 영양가에서는 이대호에 미치지 못했다.
인천=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과감한 투수교체 적중”
▽양승호 롯데 감독=선발 투수 부첵은 투구 수가 50개를 넘으면 힘이 떨어져 큰 거 맞을 우려가 있었다. 4회 부첵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장원준을 올린 투수 교체가 잘 맞아떨어진 거 같다. 부진하던 간판타자 이대호가 홈런을 쳤으니까 부담을 떨쳐내고 마지막 5차전에서 잘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5차전에서는 선발 투수 송승준을 앞세워 모든 걸 쏟아 붓겠다.
“안타 4개로는 못이겨” ▽이만수 SK 감독 대행=안타 4개를 쳐서는 이기기 힘든 경기였다. 상대 투수들이 잘 던지기는 했지만 기회 때 쳐줬어야 할 중심 타자들이 기대에 못 미쳤다. 4차전에서 끝내고 한국시리즈에 대비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 돼 아쉽다. 선수들이 피로를 많이 느끼고 있지만 경험이 많으니까 잘 해 줄 것으로 믿는다. 5차전에 선발 투수 김광현을 올려 총력전을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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