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야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여론조사는 물론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도 혼전을 벌이는 가운데 서울 시내 25개 구(區) 중 강남구에서 가장 활발히 선거 관련 SNS 여론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사용이 활발한 구 가운데 강남구에선 박 후보가, 마포구에선 나 후보가 SNS에 더 자주 등장했다.
○ 유권자 5%인 강남구, SNS 여론은 13.5%
동아일보가 21일 SNS 텍스트 분석 기업인 다음소프트의 도움을 받아 10∼20일 서울에서 발생한 두 후보 관련 트윗 중 트위터 사용자의 거주지를 알 수 있는 3만7034건을 분석한 결과 나 후보 관련 글은 1만9184건, 박 후보는 1만7850건이었다.
이는 나 후보가 박 후보보다 7%가량 많은 것으로 최근 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각축을 벌이는 양상과 비슷하다. 동아일보가 16, 17일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의번호걸기(RDD) 여론조사에서는 나 후보(42.4%)가 박 후보(41.1%)를 1.3%포인트 앞섰다.
지역별로는 강남구에서 발생한 트윗이 가장 많아 SNS 여론을 주도했다. 전체 3만7034건 중 13.5%인 5000건이 강남구에서 발생했다. 강남구 유권자(46만2130명)는 전체 서울 유권자(837만9000여 명)의 5%지만 여론 점유율은 2.7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음소프트 관계자는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해 있는 강남구 특성상 이곳에서 살거나 일하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타 지역 사용자보다 ‘파워 유저’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다음으로는 마포구(3317건)의 트윗이 많았고, 그 뒤로는 영등포구(2454건) 중구(2408건) 종로구(2348건) 순이었다. 마포구는 전체 트윗의 9%로, 실제 유권자 비중(3.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서울시장 보선의 구별 유권자 수는 송파구(54만7800명)가 가장 많고 노원구(47만1094명) 강서구(46만2521명) 강남구 순이다. ○ 강남구에선 박원순, 마포구에선 나경원이 우위
지역별 두 후보의 SNS 여론 점유율은 강남구의 경우 박 후보(2687건·54%)가 나 후보(2313건·46%)보다 높았다. 조사 기간(10∼20일) 중 19, 20일을 제외하곤 줄곧 박 후보가 나 후보보다 많이 거론돼 강남구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나 후보는 유독 20일 이 지역에서 박 후보를 압도했는데, 이날 제기된 나 후보의 강남구 청담동 피부관리 전문 의원 이용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포구는 오히려 나 후보(1889건·57%)가 박 후보(1428건·43%)보다 더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조사 기간 중 12, 16일 이틀을 제외하곤 줄곧 나 후보가 박 후보보다 관련 트윗이 많았다.
이는 일반 여론조사와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동아일보가 16, 17일 KRC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서울을 △강북 서 △강북 동 △강남 서 △강남 등 4개 구역으로 분류했을 때 강남구가 포함된 강남은 나 후보가, 마포구가 포함된 강북 서 지역은 박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강남에서는 나 후보 지지율이 52.2%로 33.9%인 박 후보를 18.3%포인트 리드했고 강북 서에서 박 후보는 45.8%를 얻어 35.4%에 그친 나 후보를 10.4%포인트 앞섰다.
다음소프트 측은 SNS의 경우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여론조사에 비해 젊은층이 많이 사용하는 데 따른 차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영등포구의 경우 전체 2454건 중 박 후보(1312건)가 나 후보(1142건)를 앞섰고, 종로구에서도 박 후보(1268건)가 나 후보(1080건)를 제쳤다. 나 후보의 지역구인 중구에선 나 후보(1345건)가 박 후보(1063건)를 앞섰고 용산구에서도 나 후보(791건)가 박 후보(496건)를 앞섰다. 다른 지역에선 두 후보가 100건 안팎의 미세한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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