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의 사슬 끊어가는 지구촌 여성들]시리아 배우 파드와 술레이만 “독재 타도” 수배자 된 톱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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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6일 03시 00분


시리아의 톱스타 파드와 술레이만이 11월 8일 홈스지역 반정부 시위대의 선봉에서 연설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술레이만이 연극에서 열연하는 모습. 알자지라 홈페이지
시리아의 톱스타 파드와 술레이만이 11월 8일 홈스지역 반정부 시위대의 선봉에서 연설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술레이만이 연극에서 열연하는 모습. 알자지라 홈페이지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에 반기를 든 군중 속에는 ‘시리아의 꽃’이 있다.

시리아의 유명 여배우 파드와 술레이만. 올 초까지만 해도 연극 ‘인형의 집’ ‘노 코멘트’ ‘마리아의 목소리’ 등에서 호연을 펼치고 수많은 TV쇼에 출연하며 시리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스타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수배자 신세다.

그녀는 이슬람 종파 중 알아사드 대통령이 속한 알라위파 출신이지만 3월 15일 첫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후 유튜브 등을 통해 체제 비판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의 뉴스 화면에 모습이 나타났다. 반정부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는 홈스 지역에서 시위대의 가장 앞에 서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찍힌 것이다. 방송 직후 그녀의 가족은 시리아 국영 TV에 나와 “우리는 그런 애를 둔 적이 없다”며 그녀를 가족에서 내쳤다. 오빠는 “술레이만이 시위에 참가한 것은 순전히 돈 때문일 것”이라며 “반체제 구호를 외치는 동생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당국의 눈을 피해 숨어 다니는 신세인 술레이만은 24일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진행된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총탄 소리, 탱크의 움직임 등 내 일상을 위협하는 모든 것이 시위에 뛰어들게 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녀는 “현 정권이 민주화 시위를 ‘범아랍주의와 이슬람주의 간 투쟁’이라며 종파 간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알라위파인 내가 참여함으로써 급진 이슬람주의자, 무장단체들만이 시위에 참여해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알아사드 정권의 거짓말을 멈추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 때부터 수십 년간 알아사드 부자 정권은 자신들만이 알라위파를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보호자’라고 속여 왔다”고 비판했다.

술레이만은 현재 정부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 이리저리 숨어 다니고 있다. 어디서나 VIP 대접을 받던 과거와는 삶이 180도 변했다. 체포되면 사형을 당할 수도 있다.

혁명가로 변한 그녀는 민주화 시위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의 분석도 내놓았다. 정부군이 홈스와 같은 극렬한 시위 지역을 철저히 봉쇄해 외부로부터의 지원을 차단한 것이 그녀가 꼽은 첫 번째 이유다. 정부군과 경찰의 감시가 심해 지방에서는 반정부 시위대를 조직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술레이만은 “민주화가 이뤄질 때 시리아에 종파는 없을 것”이라며 “난 그저 시리아인들은 하나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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